올해 수준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치러진 데다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대학별 논술고사 응시율이 크게 올라간 데 이어 수능 이후인 수시 2차 모집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눈치작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입시업체들이 문과 최상위 학과로 전망하는 서울대 경영대 지원 가능 점수도 원점수 기준 393점(진학사)~396점(이투스청솔)으로 엇갈렸다.

○높아진 수시 논술 응시율

수준별 수능 불안…"수시 2차 응시 늘 것"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9일과 이날 치러진 수시 논술고사 응시율이 크게 올랐다. 수시 합격자는 정시 지원이 금지돼 예전에는 수능을 잘 치른 수험생들이 수시 논술을 포기했다.

수시 1315명 모집에 6만611명이 지원한 성균관대는 논술고사 응시율이 작년보다 5%포인트 높은 65%로 추산됐다. 숭실대는 작년 55%에서 70%로 뛰었다.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첫 수준별 수능이어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논술 응시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수능 이후 수시 2차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의 경쟁률도 오를 전망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등급이나 정시 합격 가능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 수시 2차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시 2차에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은 숙명여대와 연세대 원주캠퍼스(14일 마감), 건국대와 이화여대(15일 마감) 등이 있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됨에 따라 수시 2차에서 학생부를 중심으로 선발하는 전형을 찾는 수험생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정시 예상 합격선 작년보다 하락

지난해보다 어려운 수능으로 정시 합격선 추정치도 다소 낮아졌다.

대성학원 유웨이중앙교육 비상교육 이투스청솔 종로학원 진학사 하늘교육 등이 서울시내 주요 대학의 예상 합격점수(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의 원점수 400점 만점 기준)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 문과 주요 학과는 390점, 이과는 370점 이상으로 추정됐다. 서울대는 2배수를 뽑는 1단계 기준이다.

서울대 경영대는 비상교육과 진학사가 393점, 대성학원과 유웨이중앙 394점, 종로학원과 하늘교육 395점, 이투스청솔은 396점을 합격선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392점(대성)~396점(비상 이투스청솔)과 비슷한 수준이다.

입시업계는 올해 이과 인기 학과의 합격선이 문과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과 수험생들이 본 수학B형이 까다로웠고, 문과와 이과 상위권 학생이 공통으로 응시한 영어B형에 풀기 어려운 문항이 한두 개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예과의 합격선은 391~393점으로 지난해 395~398점보다 4~6점 낮게 추정됐다. 최고 예상 점수를 기준으로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의대 389점, 한양대 의예 386점, 경희대 한의예 376점 등이다.

입시업체들은 실제 전형이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 백분위 등의 형태로 반영되고 대학 전형별로 반영 방식이 다양하므로 예상 합격선은 입시전략을 짤 때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시 A형 응시자 유리할 듯

정시모집을 실시하는 대학 가운데 A·B형 모두 반영하는 대학은 A형 응시자가 다소 유리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는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이가 확실히 났기 때문에 비슷한 실력의 학생이라면 A형 응시자가 B형을 봤을 때보다 2~3등급 올라갔을 것이라는 게 입시업체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B형에 30%의 가산점을 주더라도 A형 응시자가 다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영어B형에서 5등급 이하를 받은 학생은 가산점을 30% 이상 받더라도 영어A형 1등급 학생보다 불리하므로 차라리 B형만 반영하는 대학을 찾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