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명품시장의 주도권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명품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구찌의 모기업인 이탈리아 커링그룹 등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인 반면 미국 브랜드는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브랜드 돌풍의 중심엔 마이클 코어스가 있다. 미국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가 1981년 론칭한 패션 브랜드인 마이클 코어스는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0% 늘어난 7억403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익도 같은 기간 44.9% 증가한 1억4580만달러에 달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억3970만달러를 웃돌았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55% 상승했고 2011년 12월 상장 당시에 비해서는 4배 가까이 올랐다.

미국 의류 브랜드인 랄프로렌도 전년 동기 대비 2.9% 오른 19억1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기업들이 선전하는 것은 급변하는 명품시장에 발 빠르게 반응한 점이 주효했다. FT는 “미국 브랜드는 경기침체 상황을 반영해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을 적절히 섞어 신제품을 출시하고 국내 소비자들을 중시하는 전략을 세워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반면 유럽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VMH의 의류와 가죽제품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다. 커링도 같은 기간 매출이 1.5% 감소했다.

FT는 “전통적인 유럽 명품 브랜드들은 아시아 진출에 집중하고 관광객의 씀씀이에 맞춰 가격을 무작정 올렸다”며 “결국 충성심 높은 국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