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게임산업] 게임대상…2013년은 모바일이 접수?
지난 1년간 출시된 국내 게임 중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지스타가 열리기 하루 전인 13일 발표된다. 이번에는 모바일 게임에서 첫 게임대상을 배출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1996년 시작돼 올해 18번째 수상작을 결정하는 게임대상은 그동안 온라인 게임과 콘솔 게임이 차지해왔다.

지난해에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 대상을 가져갔다. 그렇지만 엔곤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바이킹아일랜드’가 대상 다음인 최우수상을 받았고, 전국에 ‘애니팡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이 모바일게임 부문 우수상을 차지하는 등 상당한 저력을 과시했다.

○유력 후보 아키에이지…흥행 실패 걸림돌

[2013 게임산업] 게임대상…2013년은 모바일이 접수?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가 발표한 올해 게임대상 후보작은 모두 15개다. 그중 온라인 게임 후보작은 ‘마구더리얼’ ‘아키에이지’ ‘에오스’ ‘열혈강호2’ ‘크리티카’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 에이지오브스톰’ 6개다. 모바일 게임 후보작은 ‘델피니아 크로니클’ ‘모두의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윈드러너’ ‘이사만루2013 KBO’ ‘쿠키런’ 6개다. 나머지 3개는 아케이드·보드게임과 PC·비디오게임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바람의 나라’(1996년 출시)와 ‘리니지’(1998년)의 아버지로 불리며 국내에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를 개척한 장본인이다. 그가 400억원을 들여 6년 동안 개발해 올초 내놓은 아키에이지는 ‘역시 송재경이다’란 찬사를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특 히 이용자들이 게임 안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는 MMORPG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데 있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9일 현재 아키에이지는 PC방게임 이용점유율 22위에 머물고 있다. 게임대상은 작품성과 창작성, 대중성을 다 같이 고려하고 있어 아키에이지의 흥행 실패는 대상 수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대상을 받았던 블레이드앤소울은 게임그래픽·게임캐릭터·게임사운드 등 기술·창작상을 휩쓸기도 했지만 게임트릭스 인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해 흠을 찾을 수 없었다.

○몬스터 길들이기·윈드러너 등 경합

이 때문에 올해에는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모바일 게임에서 게임대상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모바일 게임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CJ E&M의 개발자회사인 씨드나인게임즈에서 만든 몬스터 길들이기다. 지난 8월 말 구글플레이에서 최고 매출 게임 1위로 올라선 뒤 현재까지 꾸준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몬스터 길들이기는 단순 캐주얼 게임이 아닌 모바일용 역할수행게임(RPG)이라는 점에서 돋보이고 있다.

[2013 게임산업] 게임대상…2013년은 모바일이 접수?
모두의 마블 역시 현재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해 출시된 PC온라인 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내놓은 것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다만 모바일에서 4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기술력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윈드러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처음 달리기 게임 열풍을 일으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단순히 장애물을 피해서 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를 육성하고, 다양한 캐릭터·아이템·펫을 제공해 이용자들이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1월 출시된 이후 1년 가까이 앱스토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것도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빌의 이사만루2013 KBO는 대상 후보에 오른 모바일게임 중 유일한 스포츠 게임이다. PC나 콘솔 게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사실적인 그래픽을 스마트폰에서도 구현했다. 마치 야구 방송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한국 프로야구 실제 선수들의 얼굴과 동작을 그대로 재현했다. 그래픽뿐 아니라 게임 속 타격과 투구도 실제 야구와 거의 흡사하게 모방하고 있다. 선수들의 타격 스타일에 따라 타구의 궤적이 달라져 실제 선수들이 사용하는 밀어치기, 당겨치기 등을 전략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

디지털프로그가 개발한 델피니아 크로니클은 지난 9월 KT 올레마켓에 등록된 RPG다. 개발 기간만 3년이 걸렸으며 30만개에 달하는 아이템과 방대한 시나리오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