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구 기자의 교육라운지] '입시업체마다 다른 예상점수'…수험생은 어떻게 하나
교육은 대한민국 모든 사람의 관심사입니다. 조기교육, 영재교육부터 초·중·고교, 대학, 그리고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교육까지. 이미 교육은 '보편적 복지'의 문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계층과 지역간 교육 인프라와 정보의 격차가 존재합니다. 한경닷컴은 이런 교육 문제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김봉구 기자의 교육라운지'를 연재합니다. 입시를 비롯한 교육 전반의 이슈를 다룹니다. 교육 관련 칼럼과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Q&A 등이 매주 화요일 홈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입시업체 마다 발표하는 수능 가채점 기준 예상 등급 커트라인이나 주요대학 학과 예상 합격선이 조금씩 달라요. 어느 기준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난 7일 수능을 친 수험생들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자신의 수능 성적을 예상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을지, 목표대학의 전형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봐야 하거든요. 수능 이전에 이미 수시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도 해당 대학이 요구하는 조건(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켰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당장 대입 전략을 짜기 위한 '객관적 수치'부터 불명확한게 문제입니다. 입시업체들이 발표한 예상 등급컷, 주요대학 학과 예상 합격선 등이 조금씩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서울대 경영대 합격선은 업체별로 수능 원점수 기준 393점에서 396점까지 3~4점 가량 격차를 보였습니다. 인문계 최상위권 수험생이 지원하는 서울대 경영대 예상 커트라인이 업체별로 이 정도 차이가 난다면 여타 대학 학과들은 편차가 더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업체마다 산출방식이나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탐구영역은 과목 수가 많은데 평균을 내는 방식, 응시자가 많은 과목을 반영하는 방식, 높은 점수의 과목을 반영하는 방식 등 업체별로 상이한 방법을 쓰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가채점 결과나 예상 점수가 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처음 수준별 선택형수능이 시행된 탓에 예측이 더 어려워진 면도 있습니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아무래도 A·B형으로 갈라지다 보니 예년에 비해 예측이 어려운 편"이라며 "각 업체별로 차이가 좀 더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입시업체들은 1차적으로 교사들이 직접 수능 문제를 풀면서 난이도를 가늠합니다. 전년도 수능과 6월·9월 모의평가 통계와 비교·분석하는 과정도 거치죠. 2차로는 실제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반응을 체크합니다. 고3 수험생과 재수생으로 분류해 총 3만~5만여 명에 대한 표본조사를 진행합니다. 이런 시뮬레이션 절차와 보정 작업을 거쳐 최종 예측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예상 등급컷이나 합격점수에 어느 정도 보정치를 적용할지도 중요합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최초합격과 추가합격의 점수 차가 있으므로 최종합격 커트라인은 '85% 기준'을 적용해 예측한다"며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는 수험생이 소신지원 또는 하향지원 경향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은 저마다 다른 업체별 입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해 준비해야 할까요?

입시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예상 등급컷이나 합격선은 큰 의미가 없고 참고 수준으로만 보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입시업체들이 원점수 기준 예상 점수대를 서둘러 발표한 것은 수험생의 수시 전형 합격 여부, 정시 지원 여부 판단을 돕기 위한 '참고자료' 성격이 강합니다.

원점수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 없고, 표준점수·백분위 등 대학들이 실제로 입학전형에 반영하는 수치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표준점수는 오는 27일 실채점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각 입시업체 자료를 골고루 반영해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오종운 이사는 "수험생들은 입시업체 중 한 군데 자료만 보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만 참고하면 안 된다"며 "여러 업체가 내놓은 자료의 평균치를 내거나 업체별 최고·최저점수를 고려해 안정권을 알아둬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임성호 대표도 "원점수 기준으로 잘 보거나 못 본 영역이 표준점수에선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고 전제한 뒤 "지금 나온 입시업체들의 자료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고, 수험생 스스로 분석해 자신이 유리한 조합과 거기에 맞는 지원대학은 어디인지 정확히 판단하는 게 우선"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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