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용어 만든 신흥시장 대가 아그마엘 "美·북유럽 '게임체인저'로 다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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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자국으로 생산기지 이전
앞으로 10년 제조업 르네상스…이머징마켓 매력 떨어져
원화강세 한국 투자비중 늘릴 만
앞으로 10년 제조업 르네상스…이머징마켓 매력 떨어져
원화강세 한국 투자비중 늘릴 만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은 3개월 전보다 매력도가 떨어졌습니다. 한국 주식은 앞으로 5년간 꾸준히 비중을 늘려야 할 대상입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봅니다.”
신흥시장 전문가인 앙투안 반 아그마엘(72·사진)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신투자포럼 2013’ 강연 직후 기자와 만나 “이머징 주식이 상대적으로 싸기는 하지만 극심한 저평가는 벗어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한국 주식은 △비싸지 않은 가격에 △원화 강세에 따른 투자 매력이 뛰어나고 △한국 기업들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전략적으로 중요한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아그마엘은 신흥시장 전문 투자자문사 애시모어EMM(옛 이머징마켓매니지먼트)의 창립자로 1981년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이머징마켓’이란 용어와 개념을 만들었다. 고령으로 지난해 5월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지금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이사 겸 국제자문위원회 공동회장 등을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신흥시장 강세론자였던 아그마엘은 “아직도 이머징마켓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북유럽 등 새로운 ‘게임 체인저’들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내 경쟁 우위가 바뀌고 있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조업 기지 역할을 하며 성장해 온 신흥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반면 앞으로 10년간은 미국과 북유럽의 ‘제조업 르네상스’가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할 요인으로는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와 자동화로 인한 저임금 노동자의 경쟁력 약화,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브레인 팩처링’을 꼽았다.
아그마엘은 “수요 측면에서는 10억명 이상의 이머징 소비자들이 주역으로 떠오르겠지만 이에 따른 수혜는 이머징이 아닌 다른 국가들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아웃소싱 대신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고,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런 변화 속에서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R&D에 집중해 온 한국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으나 에너지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크고 ‘R(연구)’보다는 ‘D(개발)’에 치중해 ‘패스트팔로어(빠른 추종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산업별로는 자국 생산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물동량과 교역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액화천연가스선(LNG선) 등을 제조하는 조선업 등이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고, 자동차는 무인자동차 기술이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신흥시장 전문가인 앙투안 반 아그마엘(72·사진)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신투자포럼 2013’ 강연 직후 기자와 만나 “이머징 주식이 상대적으로 싸기는 하지만 극심한 저평가는 벗어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한국 주식은 △비싸지 않은 가격에 △원화 강세에 따른 투자 매력이 뛰어나고 △한국 기업들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전략적으로 중요한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아그마엘은 신흥시장 전문 투자자문사 애시모어EMM(옛 이머징마켓매니지먼트)의 창립자로 1981년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이머징마켓’이란 용어와 개념을 만들었다. 고령으로 지난해 5월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지금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이사 겸 국제자문위원회 공동회장 등을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신흥시장 강세론자였던 아그마엘은 “아직도 이머징마켓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북유럽 등 새로운 ‘게임 체인저’들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내 경쟁 우위가 바뀌고 있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조업 기지 역할을 하며 성장해 온 신흥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반면 앞으로 10년간은 미국과 북유럽의 ‘제조업 르네상스’가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할 요인으로는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와 자동화로 인한 저임금 노동자의 경쟁력 약화,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브레인 팩처링’을 꼽았다.
아그마엘은 “수요 측면에서는 10억명 이상의 이머징 소비자들이 주역으로 떠오르겠지만 이에 따른 수혜는 이머징이 아닌 다른 국가들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아웃소싱 대신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고,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런 변화 속에서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R&D에 집중해 온 한국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으나 에너지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크고 ‘R(연구)’보다는 ‘D(개발)’에 치중해 ‘패스트팔로어(빠른 추종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산업별로는 자국 생산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물동량과 교역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액화천연가스선(LNG선) 등을 제조하는 조선업 등이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고, 자동차는 무인자동차 기술이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