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기술평가·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공개세미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기술평가·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공개세미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의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 전문 기술평가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12일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대로 평가해 금융 지원을 하는 것인데, 정작 이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기술평가·기술금융 활성화 공개세미나’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과 금융위가 구상해 온 생각을 조율해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기술평가시스템 구축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며 “금융회사에 맞춤형 기술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기술평가기관 설립과 금융회사 여신·투자 모형에 평가 정보를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중심으로 더욱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금융위가 개인 및 기업의 기술정보를 관리하는 테크뷰로(TB·Tech Bureau)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개인과 기업의 신용정보를 축적해 관리하는 CB(Credit Bureau) 개념을 기술정보에 적용한 것이다.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기관의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하고, 민관이 협력해 인프라 구축과 시장 조성 노력을 한다면 선순환적 기술평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기술평가를 통한 기술금융 활성화를 ‘우리 경제의 성배 찾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성배를 찾는다’는 표현은 서양에서 달성하기 힘들지만 가치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봤을 때 쓰인다”며 “외환위기 이전 연대보증을 통해서만 개인 대출이 이뤄지다가 신용평가시스템 구축 및 개인대출 연대 보증제도 폐지(2008년) 등으로 신용대출이 정착했듯이 기술금융도 활성화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술평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회사의 기술평가 관련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술금융을 활성화하려면 시중은행이 외부 기술평가 기관의 평가를 적극 활용하고 평가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한국기업데이터(KED) 상무는 기술평가를 하려면 기업의 업력 등과 같은 축적된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신영/류시훈 기자 nyusos@hankyung.com

■ 기술금융( technology financing)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아닌 보유한 기술을 평가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 기술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