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 담당 사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스마트폰 특허소송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전망이다. 두 회사의 소송을 담당하는 루시 고 판사(사진)가 권유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시넷은 고 판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두 회사 변호사들에게 “내년 3월 시작하는 2차 소송 이전에 CEO들이 한 번 더 협상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세기의 협상’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내년 1월8일까지 협상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고 판사는 가능하면 시기를 앞당기라면서도 양측이 제시한 날짜를 수락했다.

1차 소송 판결에 따라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해야 할 특허침해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는 공판도 이날 열렸다. 고 판사는 삼성전자와 애플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배심원 8명(남성 2명, 여성 6명)을 선정했다. 이 법원 배심원단은 앞서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애플에 10억5000만달러(약 1조1260억원)를 물어줘야 한다고 평결했다. 그러나 고 판사는 올해 3월 이 중 6억4000만달러(약 6860억원)만 확정했다. 나머지 4억1000만달러(약 4400억원)에 대해선 배심원단을 새로 구성해 다시 재판하도록 결정했다. 배심원장의 부적절한 행동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고 판사는 이번엔 선입견을 가진 배심원을 선정하지 않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재판에선 특허침해 판단은 그대로 둔 채 손해배상액만 다시 산정한다. 삼성전자는 특허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도 다시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13일부터 오는 20일까지는 배심원과 두 회사 변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심리가 진행된다. 배심원 평결은 21~22일께 나올 전망이며 최종 판결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