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폭은 동일본대지진이 터진 직후인 2011년 4월(5.3포인트) 이후 2년6개월 만의 최대치다. 소비자태도지수는 기준치인 50을 넘으면 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고, 5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경기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지표인 셈이다. 지수가 하락하면 그만큼 경기 회복 가능성이 낮아진다.
일본 소비자태도지수는 2006년 1월 50.1을 기록한 이후 근 8년 동안 단 한 번도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다. 10월 소비자태도지수는 경기뿐 아니라 지출 및 고용 수입 등 다른 모든 부문에서도 일제히 내림세를 탔다.
소비자태도지수가 급락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소비세 증세가 꼽혔다. 지난달 1일 아베 총리가 내년부터 소비세율을 현행 5%에서 8%로 인상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기대만큼 가계소득이 늘지 않고 있는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아베 내각이 기업을 상대로 임금 인상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실제로 월급을 올려 준 곳은 아직 손에 꼽을 정도다. 엔화 가치 하락과 대형 태풍으로 생필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일본 내각부는 “소비자태도지수가 지난달 들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수의 전반적인 수준은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