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지는 '출구'…신흥국 통화 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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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지표 호조로 양적완화 조기 축소 힘실려
인도·인도네시아 통화가치 추락…투매 재연 우려
인도·인도네시아 통화가치 추락…투매 재연 우려
지난 8~9월 위기설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신흥국 외환시장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10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내년 3월로 예상됐던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올 연말쯤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국 통화 가치는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후 일제히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투자자들이 올여름 신흥국 통화를 강타한 대규모 투매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인도네시아 또 휘청
가장 타격이 큰 건 지난번 신흥국 위기설의 진원지였던 인도 루피화다. 달러화 대비 61루피 안팎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지난 8일 미국 10월 고용지표 발표 후 13일 기준 63.67루피로 2.42% 올랐다. 그만큼 루피화 가치는 떨어진 것으로 지난 9월18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인도 센섹스지수도 한동안 외국인 투자자 등이 몰리면서 이달 1일 21,239.3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미국 고용지표 발표 후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해 현재 20,247.52까지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추락했다.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는 13일 1만1550루피아를 넘어섰다. 위기설이 정점이었던 9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이번 주 2% 넘게 빠지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필리핀과 멕시코도 절하 추세다. 필리핀 페소는 0.9% 떨어지며 지난 8월 말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멕시코 페소 가치도 0.7% 하락해 지난 9월5일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가별 악재도 통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필리핀은 초강력 태풍 하이옌으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고, 브라질과 멕시코는 부진한 내수 등 경제 상황이 통화 가치 하락을 가져왔다. 브라질의 9월 무역적자는 46억6000만달러로 전망치의 약 세 배에 달했다. 멕시코의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0.4% 감소보다 훨씬 부진했다.
◆투매 사태 재연될까
통화 약세는 지속되겠지만 지난여름과 같은 신흥국 통화 대량 투매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신흥국을 빠져나간데다 인도, 브라질 중앙은행 등이 순발력 있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억제하고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4년래 최고치인 7.5%로 깜짝 인상했다.
또 8~9월의 변동 장세 이후 대부분 신흥국 통화가 최저 수준에 거래되면서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량 투매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신흥국 환율이 당분간은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니마 타예비 JP모간 일본법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인 베팅을 권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멕시코 페소화와 한국 원화, 인도네시아 국채 등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은행은 ‘허약체질의 5개 통화’를 선정해 투자자들에게 당분간 거리를 두라고 당부하고 있다. 5개국에는 인도,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속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인도·인도네시아 또 휘청
가장 타격이 큰 건 지난번 신흥국 위기설의 진원지였던 인도 루피화다. 달러화 대비 61루피 안팎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지난 8일 미국 10월 고용지표 발표 후 13일 기준 63.67루피로 2.42% 올랐다. 그만큼 루피화 가치는 떨어진 것으로 지난 9월18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인도 센섹스지수도 한동안 외국인 투자자 등이 몰리면서 이달 1일 21,239.3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미국 고용지표 발표 후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해 현재 20,247.52까지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추락했다.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는 13일 1만1550루피아를 넘어섰다. 위기설이 정점이었던 9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이번 주 2% 넘게 빠지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필리핀과 멕시코도 절하 추세다. 필리핀 페소는 0.9% 떨어지며 지난 8월 말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멕시코 페소 가치도 0.7% 하락해 지난 9월5일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가별 악재도 통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필리핀은 초강력 태풍 하이옌으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고, 브라질과 멕시코는 부진한 내수 등 경제 상황이 통화 가치 하락을 가져왔다. 브라질의 9월 무역적자는 46억6000만달러로 전망치의 약 세 배에 달했다. 멕시코의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0.4% 감소보다 훨씬 부진했다.
◆투매 사태 재연될까
통화 약세는 지속되겠지만 지난여름과 같은 신흥국 통화 대량 투매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신흥국을 빠져나간데다 인도, 브라질 중앙은행 등이 순발력 있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억제하고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4년래 최고치인 7.5%로 깜짝 인상했다.
또 8~9월의 변동 장세 이후 대부분 신흥국 통화가 최저 수준에 거래되면서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량 투매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신흥국 환율이 당분간은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니마 타예비 JP모간 일본법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인 베팅을 권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멕시코 페소화와 한국 원화, 인도네시아 국채 등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은행은 ‘허약체질의 5개 통화’를 선정해 투자자들에게 당분간 거리를 두라고 당부하고 있다. 5개국에는 인도,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속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