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내 협력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경쟁 지향적인 인사평가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MS는 12일(현지시간) 업무실적에 따라 1등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겨 평가하던 기존의 인사평가제도를 폐지한다고 내부 통신망을 통해 공지했다.

기존의 인사평가 제도는 지난 8월 은퇴를 선언한 스티브 발머 전 최고경영자(CEO)의 작품이었다.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팀별로 직원들의 업무성과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연봉이나 승진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 제도가 조직 내에 과도한 경쟁을 불러와 직원 간의 협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또 일정하게 정해진 등급 비율 때문에 일을 잘하는 직원에게도 낮은 등급을 줄 수밖에 없었던 점도 문제로 꼽혔다.

미국 월간 베니티페어의 커트 아이헨월드 기자는 지난해 7월 MS의 퇴직한 직원들을 인터뷰해 보도한 ‘MS는 어떻게 실패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평가제도 때문에 직원들이 대거 MS를 떠났다”며 “이 평가 시스템은 MS를 파괴했으며 혁신의 힘을 위축시켰다”고 지적해 논란이 됐다.

이번 조치는 발머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리사 브루멜 MS 인사담당 부사장은 “새롭게 도입되는 인사평가 제도는 다른 사람과 얼마나 협력하는가를 중심으로 평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