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 “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참여하는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위해선 정치적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차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행사의 특별연설을 통해 “경제협력을 통해 3국 모두가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긴장 해소를 위한 남북 간 대화를 촉구하면서, 지난 9월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논의했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사업’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TSR 현대화 작업에 착수했고 북한 나진항에서는 환적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3국에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과의 교역 및 투자확대 의지도 밝혔다. 그는 “한국과 러시아 간 교역은 최근 10년간 13배나 증가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대(對)미국, 중국 교역 및 투자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한·러 양국 간 협력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교역 및 경협 활성화 방안으로 “러시아는 한국에 에너지와 광물을, 한국은 러시아에 기계와 전자제품, 생필품을 수출하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교역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며 “특히 러시아가 추진 중인 극동지방 현대화 프로젝트가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양국 간 협력 프로젝트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공장 설립 △북극항로 활성화 △첨단기술 상호협력 등을 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엔 600여개의 한국 기업이 활약 중”이라며 “양국 간 경제협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