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취업자 5개월 연속 늘었지만 자영업자는 올해 내내 줄었다
고용시장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체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늘면서 고용시장 전반에 훈풍이 부는 듯하지만 서민경기의 한 축인 자영업자 수는 내수 침체로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자영업 구조조정 본격화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554만5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47만6000명 늘었다.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8월 이후에는 3개월 연속 40만명을 넘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고용동향 분석자료를 통해 고용상황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가 개선되는 가운데 추가경정사업 효과 등으로 고용이 계속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자영업자 수는 올해 내내 감소세다. 지난달 6만6000명의 자영업자가 사라지면서 지난 1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2.4%로 1년 전(23.1%)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자영업자는 작년 7월만 해도 20만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후 증가폭이 둔화됐고 올 들어서는 아예 줄어들기 시작했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기 침체와 과당 경쟁 등으로 자영업 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30대 ‘취업 한파’ 여전

‘취업 한파’를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20~30대 고용 사정도 나빠졌다. 3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7만8000명 줄었다. 20대 취업자는 2만7000명 늘어났지만 고용률은 56.6%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20대 인구가 늘면서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실제 20대 고용 사정은 더 악화됐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전체 취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50대(28만8000명)와 60대(19만1000명)의 고용 증가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고용률 지표에서도 이런 명암이 뚜렷하다. 정부가 ‘고용률 70%’ 목표의 기준으로 삼는 만 15~64세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 오른 65.2%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2.8%로 1년 전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다. 반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7.8%로 0.9%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실업자는 7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000명 늘었다. 전체적으론 큰 변화가 없지만 연령별로 보면 20~24세 실업자가 2만4000명 늘어 증가율이 24.9%에 달했다. 25~29세 실업자도 1만8000명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11.0% 늘었다. 구직 시장에 나왔지만 일자리를 못 잡은 20대가 많다는 의미다.

구직 활동이나 취업을 위해 학원 등에 다니지 않으면서 ‘그냥 쉬었다’는 인구는 144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1000명(4.4%) 늘었다. 이 중 20대가 2만8000명(10.6%)이나 증가했다. 아예 취업을 포기한 젊은 층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