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의 보수체계와 부채관리체계를 전면 손질하기로 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20개 공공기관장들과 조찬 간담회를 열고 “공기업이 위기관리에 실패하면 국가에 큰 재정부담을 야기할 것”이라며 “고착화된 방만경영을 근절하기 위해 공기업의 과다한 예산낭비 사례를 면밀히 조사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부채비율이 500%에 육박하는 일부 공기업의 방만경영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기업이 위기에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임직원들은 안정된 신분, 높은 보수, 복리후생을 누리고 있다”며 “민간기업이었다면 감원의 칼바람이 몇 차례 불고, 사업 구조조정이 수차례 있어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파티는 끝났다”며 “이제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재정위험 관리에 총력을 쏟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임원들의 보수체계부터 전면 손질하기로 했다. 현 부총리는 또 “임원들의 보수체계를 조정하고 공공기관 직원의 복리후생 수준도 점검해 불합리한 사례가 있을 경우 경영평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구노력 등 부채관리 노력이 미진한 경우 다른 분야의평가가 우수하더라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제한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12개 기관에 대해선 부채규모와 발생 원인 등을 낱낱이 공개하기로 했다. 현 부총리는 “부채를 발생 원인별로 분석해 표시하는 구분회계 제도를 내년 상반기 중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과거 5년간 부채증가를 주도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등 12개 기관에 대해 부채규모와 성질, 발생원인 등을 금년 말까지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찬 간담회엔 조환익 한전 사장, 이재영 LH 사장 등 공공기관장 20명과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