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상품 구성으로 성장세 유지…모바일, 수익성 개선에 도움
홈쇼핑 산업은 1992년 전자매체를 통한 통신판매가 등장하고 1995년 8월 한국홈쇼핑(현 GS홈쇼핑), 39쇼핑(현 CJ오쇼핑)이 개국하며 시작됐다. 2001년 9월에는 농수산TV(현 NS쇼핑), 10월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11월 현대홈쇼핑이 잇따라 개국하며 5개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여기에 작년 홈&쇼핑의 진입으로 6개사가 영업 중이다.

○모바일이 차세대 성장동력

홈쇼핑 채널은 TV홈쇼핑, 카탈로그, 인터넷, 모바일 등으로 나뉜다. 과거 홈쇼핑 실적은 TV홈쇼핑과 카탈로그 채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케이블TV 가입 가구가 증가하면서 홈쇼핑 시장은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가입 가구 증가세가 현저히 감속하면서 홈쇼핑 시장도 정체 양상을 보였다. 홈쇼핑사들은 보험과 같은 무형상품 개발, 다양한 상품 구색, 고객서비스 강화 등으로 대처해 그나마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카탈로그 채널은 일부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정보를 수록한 카탈로그를 보내 상품을 판매한다. 1994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성장세가 지속됐지만 전자상거래 등장과 제작비에 비해 낮은 매출 효율로 발행 부수가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 채널은 전체 매출 비중의 약 30%를 차지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함께 커졌지만, 최근 모바일 채널의 성장으로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다.

모바일 채널은 홈쇼핑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 대중화로 언제 어디서든 접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TV홈쇼핑의 주 소비층인 30~40대 주부들뿐 아니라, 젊은 층도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올해 3분기 CJ오쇼핑 모바일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한 840억원, GS홈쇼핑은 263% 증가한 741억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채널 위치에서 상품경쟁력으로

TV홈쇼핑 채널은 전체 홈쇼핑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TV홈쇼핑은 전통적으로 채널 위치에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오프라인 유통업과는 다르게 제한된 시간 안에 매출을 일으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사이에 가까운 채널, 즉 S급, SA급, A급에 노출돼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쉽다. S급 채널 매출이 100이라면 SA급(지상파-홈쇼핑-홈쇼핑-지상파) 채널이 95, A급 채널(지상파와 인접한 채널)이 70 수준으로 나온다. TV홈쇼핑은 목적 구매보다는 리모컨으로 채널을 바꾸는 도중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채널 위치에서 상품 중심으로 경쟁력의 축이 바뀌기 시작했다. CJ오쇼핑과 GS홈쇼핑을 중심으로 불황에 맞는 패션과 화장품, 디자이너 브랜드와 해외에서 조달한 생활용품 비중을 확대하며 상품 경쟁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TV홈쇼핑은 2000년대 외형 경쟁을 위해 가전 중심의 상품 구성을 보였다가 2000년대 중반엔 보험, 최근엔 패션과 화장품 등으로 바뀌고 있다. 홈쇼핑에서만 구입 가능한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GS홈쇼핑은 백화점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 패션 상품을 내놓았다. CJ오쇼핑은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판권 계약에 따른 단독 상품 영입 등으로 홈쇼핑 상품의 고급화를 선도하고 있다.

○저성장시대 유통업 주도


홈쇼핑사들은 올해 4분기 다양한 상품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계속된 불황으로 고가 채널인 백화점들은 영업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아울렛 등을 통해 불황 타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홈쇼핑사들은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 상장 3개사를 중심으로 패션, 잡화의 상품력이 한 단계 높아졌다. 4분기 온·오프라인 유통업 간 패션제품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모바일이 기존 3대 매체(TV, 인터넷, 카탈로그) 외에 또 하나의 큰 축으로 부상하고 있어 홈쇼핑 시장 성장세가 무섭다. TV는 핵심 채널이지만 송출수수료 부담이 크고, 인터넷과 카탈로그는 외형 성장에는 기여하지만 마케팅 경쟁이 심해 수익성을 거의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모바일은 송출수수료가 없으며 인건비 부담도 낮다. 주요 판매 상품이 TV 상품에 집중되고 있어 매출 기여와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궁극적으로 TV 판매 상품이 차별화되고 경쟁력을 갖출수록 모바일에서 히트할 가능성이 높아 4분기에는 모바일 채널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저성장 시대에 홈쇼핑은 상품력과 브랜딩에 성공, 유통업계를 주도해나가고 있다.

안지영 < IBK투자증권 연구원 jyahn@ibk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