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임직원 300여명이 14일 오후 서울 외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테샛(TESAT)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휴가를 내고 지방에서 올라와 시험을 치렀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외환은행 임직원 300여명이 14일 오후 서울 외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테샛(TESAT)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휴가를 내고 지방에서 올라와 시험을 치렀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최신 경제·경영 지식으로 무장한 젊은 직원들에게 밀릴 수는 없죠.”(국윤일 외환은행 IT기획부장)

“전문적인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져 경제·경영 지식을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강태훈 외환은행 가락지점 대리)

지난 14일 오후 4시. 외환은행 본점 4층 대강당에 직원 300여명이 모였다. 외환은행이 임직원들의 경제 지력 향상을 위해 마련한 ‘KEB 경제지식 경연대회’에 참가한 직원들이었다. 외환은행은 이번 대회의 평가 도구로 한국경제신문이 개발한 최초의 국가공인 경제이해력 평가시험인 ‘테샛(TESAT)’을 채택했다.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응시

외환은행 인력개발부는 지난 9월 이번 대회에 참가를 원하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았다. 대회가 업무시간 중에 치러지는 데다,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어서 직원들의 신청이 저조하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전국에서 300명이 훌쩍 넘는 직원들이 참가를 신청한 것. 포항, 울산, 김해, 원주 등에서 신청이 잇따랐다. 구길모 인력개발부 차장은 “휴가를 내서라도 시험을 치겠다는 지원자가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원주지점에서 근무하는 송용철 계장(29)은 “고객들이 원하는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문적인 경제 지식 없이는 상담하기 힘들다”며 “경제 지식을 더 쌓기 위해 지점장의 허락을 받아 업무를 일찍 끝내고 왔다”고 설명했다.

의정부, 하남, 수원, 부천, 이천 등 경기 지역과 인천에서도 지원자가 수십여명씩 몰렸다. 서울 강남의 한 지점에서는 모든 직원이 각자 신청을 하는 바람에 지점장이 나서서 말리기도 했다고 한다. 오상영 경영지원그룹장은 “직원들의 향학열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배우려는 욕구가 큰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세 막내 행원부터 고참 부장까지

이날 대회에 참가한 직원 중에서는 지난해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입행한 행원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서울 방배동 카드운용센터에서 근무하는 김혜지 계장(20)은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은행에 들어와 경제 지식이 많이 부족한 편”이라며 “객관적으로 경제 지식 수준을 평가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응시했다”고 말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고참들도 대거 응시했다. 국윤일 IT기획부장(53)은 “IT(정보기술)를 담당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은행원으로서 전문적인 경제 지식은 필수”라며 “대학 때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웃었다. 이날 응시자 중 최고령자는 서초영업본부에 근무하는 윤국원 차장(55)이었다. 윤 차장은 “젊은 직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경제 지식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은행원으로서 경제 지식은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라며 “앞으로 직원들의 지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