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당 육류 소비량을 살펴보면 2004년까지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순으로 소비가 이뤄져왔다. 그러나 웰빙 열풍이 불면서 닭 가슴살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2005년부터는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순으로 순위가 변동됐다는 것.
롯데마트에서도 한우 매출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는 닭고기보다 앞섰으나 2008년부터는 닭고기 매출이 급증하며 흐름이 역전된 이후로 지난해까지 지속 닭고기에 뒤쳐진 상태를 유지해왔다.
올해는 이 같은 흐름이 뒤바뀌었다. 1월부터 11월까지 매출을 비교해보니 한우가 51%, 닭고기가 49%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한우가 닭고기를 넘어섰다.
이렇게 한우와 닭고기 매출이 역전된 것은 한우 가격이 하락하면서 돼지고기, 닭고기 못지 않게 대중화 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한우 가격은 과잉 공급으로 인해 예년보다 10% 가량 저렴해졌다. 반면 닭고기는 사육 두수가 감소하며 시세가 10% 가량 상승했다. 따라서 한우와 닭고기의 가격 차이도 줄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커 구매를 망설였던 한우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공사의 축산물 소비자 가격을 살펴보면 ‘한우 1등급 등심(100g)’은 2008년 6288원에서 올해 6083원으로 하락한 반면 ‘생닭(1kg)’은 2008년 4258원에서 올해 5982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우 농가를 돕고자 한우협회와 대형마트 업계가 소비 촉진 행사에 적극 나선 것도 닭고기를 누른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엔 대규모의 소비 촉진 행사를 평균 두 달에 한 번 진행하던 것을 올해는 월 평균 1회 진행해 횟수를 크게 늘려 한우 소비가 늘어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설명이다.
이권재 롯데마트 축산팀장은 “이번 한달 간 매주 토요일을 한우 먹는 날로 지정해 지역 한우를 저렴하게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후에도 다양한 품목으로 행사를 확대해 축산물 소비 촉진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