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中 집값…광저우·선전 20% 폭등
중국 주요 도시의 집값이 17개월째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가 경제성장 둔화를 우려해 부동산 가격 억제책을 계속 미루고 있어 집값 거품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18일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70개 도시의 집값은 전년에 비해 평균 10.7%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한 달 동안에도 70개 도시 중 65개 도시의 집값이 전월에 비해 올랐다. 대도시인 광저우와 선전은 신규주택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하면 20% 넘게 올랐다. 상하이(17.8%) 베이징(16.4%) 등도 오름 폭이 컸다. 이들 4대 도시는 지난달 집값이 전월에 비해 0.8% 올라 2011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70개 도시 집값은 전월 대비 0.7% 올라 9월의 0.9%에 비해서는 둔화됐다. 국가통계국은 “10월 주택판매 성수기를 맞아 부동산 개발상들이 일찍부터 공급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신규주택 판매는 올해 1~10월에 이미 전년 동기 대비 33%나 증가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 집값은 금융위기 이후 폭등했지만 2011년 4월에 외지인들이 주택을 한 채만 구매할 수 있는 구매제한령이 나오면서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또 2012년 초에는 충칭과 상하이에 부동산 보유세가 시범도입되면서 정부가 강력한 집값 억제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경기가 둔화세를 보이자 정부는 부동산시장 규제를 사실상 포기했다. 이후 대도시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2012년 7월 이후 매월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선전과 상하이는 최근 두 번째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원리금의 첫 상환액을 원금의 70%로 높이는 조치를 내놓았지만 집값 상승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팡 저상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시 주택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가 수요를 억제할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당분간 집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이 18기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회의)에서 주택 공급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앞으로 집값 상승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