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응의 ‘메기鮎魚’(18세기 전반, 종이에 먹, 양저우시박물관)](https://img.hankyung.com/photo/201311/AA.8051591.1.jpg)
이방응(李方膺·1698~1754)도 그중 한 사람으로, 옹정제 때 지현을 역임하는 등 한동안 벼슬살이를 했는데 워낙 강직한 성격이라 상관과 대립하기 일쑤였다. 결국 그는 관직을 버리고 강남 곳곳을 유람하며 그림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그가 얼마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는지는 그림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메기’를 보면 마치 초서를 쓰듯 호탕하게 내달은 붓질이 보는 이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준다. 그야말로 분칠 안 한 ‘생얼’ 먹그림이지만 그 어떤 채색화보다 삼삼한 멋을 풍긴다. 과연 오늘의 어떤 화가가 이런 격조와 청신함에 도달할 수 있으랴.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