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레시피 개발하고 퀴즈 풀고…인공지능컴퓨터 가능성 무한"
올해 초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IBM 알마덴 연구소를 방문한 애널리스트들은 특별한 ‘디저트’를 맛봤다.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제시한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빵이었다.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은 2만여개의 요리법을 습득한 뒤 스스로 코코아와 후추, 아몬드와 꿀이 들어간 스페인풍의 빵 조리법을 제시했다.


데이비드 매퀴니 IBM연구소 전략담당 부사장(사진)은 “컴퓨터가 지식을 배워 이를 토대로 판단까지 하는 ‘인지컴퓨팅’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왓슨은 인지컴퓨팅 시대를 여는 대표적 컴퓨터라는 설명이다. 2011년 미국 퀴즈 쇼 ‘제퍼디’에 나가 우승한 왓슨은 복잡한 문제를 사람보다 잘 풀어 유명해졌다. 매퀴니 부사장은 “빅데이터 연산을 빠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용을 통찰력 있게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명령받은 대로 움직이지 않고 스스로 추론하고, 판단하는 인지컴퓨터가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연방 에너지부 산하 북서태평양국립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연구가 인지컴퓨팅의 대표적 활용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연구에서 IBM은 인지컴퓨팅을 이용해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소비자에게 실시간 전력 요금을 공지해 더 정확하게 수요를 예측하는 방식을 채택해 발전량과 균형을 맞췄다. 매퀴니 부사장은 “인지컴퓨팅을 이용하면 예전에는 몇 개월 걸리던 신약 화합물을 며칠 만에 찾아낼 수도 있고, 패션업계에서는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는 등 산업계에서 쓰임새가 다양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부터 IBM은 왓슨의 API를 일반 개발자들에게 개방,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요금을 내고 왓슨의 ‘두뇌’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왓슨의 엄청난 사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이 개발돼 인지컴퓨팅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