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이랜드월드 대표도 사임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사진)이 그룹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다.

이랜드는 박 부회장이 이랜드월드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이랜드월드는 ‘미쏘’ ‘뉴발란스’ ‘티니위니’ ‘후아유’ 등 패션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민혜정 이랜드월드 공동대표도 박 부회장과 함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랜드월드는 최종양 이랜드위시디자인 경영자, 김연배 농업회사법인 맛누리 경영자, 정성관 이랜드그룹 생산총괄책임자(CPO) 등 세 명을 새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박 부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레저·외식부문 계열사인 이랜드파크 대표이사에서도 사임했다. 당시 그룹 측은 지주회사 격인 이랜드월드의 경우 상징성을 감안해 대표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랜드는 계열사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무를 맡은 전문경영인들의 활동폭을 넓혀주기 위한 것”이라며 “박 부회장은 앞으로 신사업과 해외사업을 챙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이랜드그룹은 오너 남매인 박성수 회장과 박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에서 모두 빠지고, 전문경영인들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쪽에선 이번 사임이 내년부터 도입될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이사의 연봉 공개 의무화와 관련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지만, 개연성은 낮아보인다. 이랜드월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등기임원 중 연봉이 5억원 이상인 사람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