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거품(버블)' 우려가 지나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터넷 업종의 주가도 과거 '닷컴 버블' 때보다 약하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19일 미국 증시의 버블 가능성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일부 인터넷 개별종목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에서 인터넷과 일부 개별종목에 대한 버블 논쟁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적으로 버블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 이라며 "연말까지 미국 증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밤 미국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장 초반 사상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가 장 후반 차익실현 매물에 밀렸다. 특히 장중 퍼진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부정적인 코멘트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상승세에 대해 "주가가 대폭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 증시를 이끌던 인터넷 업종의 대표적 종목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의 주가는 올 들어 평균 4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28% 올랐다.

인터넷 업종의 최근 상승세도 과거 '닷컴 버블'과 비교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인터넷 업종의 시장 대비 밸류에이션 추이는 닷컴 버블의 재현을 논하기엔 아직 모자란 수준"이라고 말했다.
<출처-삼성증권, 인터넷업종 시장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
<출처-삼성증권, 인터넷업종 시장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
시장 전체 버블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는 버블 영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밸류에이션과 과거 역사적 이벤트, 경제 기반여건(펀더멘털) 변수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비교해 버블이라고 말하기에 이르다는 것.

11월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CAPE 기준 24.4배 수준. 장기 평균인 16.5배보다 높지만 닷컴 버블 당시 44배보다 크게 낮은 수준. CAPE 기준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개발한 지표로 경기 사이클을 조정한 주당순이익을 바탕으로 한 밸류에이션 평가다.

미국의 과거 주요 강세장 국면의 기간과 수익률 및 고점 당시 밸류에이션을 분석한 결과도 현재 16.4배로 과거 평균 23.7배보다 낮다.

박 연구원은 "버블 논란의 핵심은 미국 주가 상승세가 연초 예상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 이라며 "올 초만 해도 미국 증시를 연말 S&P500지수를 기준으로 1650포인트까지 전망하면 대단히 낙관적인 견해로 받아들여졌고, 1800포인트를 넘볼 것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