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美다우, 보조 맞출만 하니 멀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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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지수 동조화 70% 넘었지만
11월 50%로 다시 '디커플링'
다우 21% 오를때 코스피 0.6%↑
한국 저평가됐지만 환율 복병
외국인 매수에 '눈치보기'
11월 50%로 다시 '디커플링'
다우 21% 오를때 코스피 0.6%↑
한국 저평가됐지만 환율 복병
외국인 매수에 '눈치보기'
외국인 투자자들의 최장기간 순매수 랠리가 마무리된 지난 10월 이후 한국과 미국 증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탈(脫)동조화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다우존스, S&P500 등 미국 주가지수와 코스피가 거꾸로 움직인 날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었다. 미국은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는 매일 터지는 재료에 따라 일희일비를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미국은 아랫목, 한국은 윗목
19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체 거래일 중 코스피와 다우존스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날의 비중이 71%에 달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이 비중이 48%로 급락했다.
미국의 또 다른 증시 지표인 S&P500지수와의 거래일별 동조화 비중도 같은 기간 82%에서 57%로 낮아졌다. 두 지수의 동조화 비중은 이달 들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5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10조원 규모의 매물 폭탄을 내놓은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라야 할 때 주가가 오르지 못한 탓에 코스피의 행보는 지지부진하다. 올 들어 18일까지 다우존스지수가 21.91% 오른 반면 코스피지수의 상승 폭은 0.68%에 그쳤다.
상반된 주가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다보니 한국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MSCI 기준 미국 증시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올 1월 11.65배에서 이달 들어 12.61배로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PER은 8.46배에서 8.96배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할인율은 27.4%에서 30.5%로 벌어졌다.
◆미국의 양적완화와 환율이 복병
증시 전문가들은 선진국 경기 회복의 온기가 국내 증시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의 원인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을 들고 있다. 글로벌 큰손들이 신흥국에서 돈을 빼 선진국에 넣는 투자 패턴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한국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는 세계 증시에서 한국만 소외된 상황이었던 반면 지금은 이머징시장 전체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이 상대적 우위인 것은 맞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주가 측면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도 복병으로 꼽힌다. 한국 주식이 싸다고는 하지만 원화 가치가 올라(원·달러 환율 하락) 외국인 투자자들의 체감 가격은 그다지 낮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50원 근처로 떨어지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꺾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화가치 절상과 엔화가치 절하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롱쇼트펀드들이 한국 주식을 쇼트(매도) 포지션에, 일본 주식을 롱(매수) 포지션에 두는 연초 전략을 다시 꺼내들고 있다”고 말했다.
투신권의 펀드 환매 열풍 역시 외국인 매수세에 찬물을 끼얹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44일에 걸쳐 순매수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거센 펀드 환매로 주가가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오래 들고 있어봐야 큰 시세 차익을 노리기 어렵다고 생각한 헤지펀드들 중 일부가 한국을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의 디커플링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 점차 해소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 시기가 연말이 될지 내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곽 연구위원은 “적어도 신흥시장에서는 한국만큼 펀더멘털이 튼튼한 시장을 찾기 어렵다”며 “점차 미국과 한국 증시가 동조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강지연 기자 click@hankyung.com
다우존스, S&P500 등 미국 주가지수와 코스피가 거꾸로 움직인 날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었다. 미국은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는 매일 터지는 재료에 따라 일희일비를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미국은 아랫목, 한국은 윗목
19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체 거래일 중 코스피와 다우존스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날의 비중이 71%에 달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이 비중이 48%로 급락했다.
미국의 또 다른 증시 지표인 S&P500지수와의 거래일별 동조화 비중도 같은 기간 82%에서 57%로 낮아졌다. 두 지수의 동조화 비중은 이달 들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5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10조원 규모의 매물 폭탄을 내놓은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라야 할 때 주가가 오르지 못한 탓에 코스피의 행보는 지지부진하다. 올 들어 18일까지 다우존스지수가 21.91% 오른 반면 코스피지수의 상승 폭은 0.68%에 그쳤다.
상반된 주가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다보니 한국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MSCI 기준 미국 증시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올 1월 11.65배에서 이달 들어 12.61배로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PER은 8.46배에서 8.96배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할인율은 27.4%에서 30.5%로 벌어졌다.
◆미국의 양적완화와 환율이 복병
증시 전문가들은 선진국 경기 회복의 온기가 국내 증시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의 원인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을 들고 있다. 글로벌 큰손들이 신흥국에서 돈을 빼 선진국에 넣는 투자 패턴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한국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는 세계 증시에서 한국만 소외된 상황이었던 반면 지금은 이머징시장 전체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이 상대적 우위인 것은 맞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주가 측면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도 복병으로 꼽힌다. 한국 주식이 싸다고는 하지만 원화 가치가 올라(원·달러 환율 하락) 외국인 투자자들의 체감 가격은 그다지 낮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50원 근처로 떨어지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꺾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화가치 절상과 엔화가치 절하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롱쇼트펀드들이 한국 주식을 쇼트(매도) 포지션에, 일본 주식을 롱(매수) 포지션에 두는 연초 전략을 다시 꺼내들고 있다”고 말했다.
투신권의 펀드 환매 열풍 역시 외국인 매수세에 찬물을 끼얹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44일에 걸쳐 순매수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거센 펀드 환매로 주가가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오래 들고 있어봐야 큰 시세 차익을 노리기 어렵다고 생각한 헤지펀드들 중 일부가 한국을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의 디커플링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 점차 해소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 시기가 연말이 될지 내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곽 연구위원은 “적어도 신흥시장에서는 한국만큼 펀더멘털이 튼튼한 시장을 찾기 어렵다”며 “점차 미국과 한국 증시가 동조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강지연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