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일산 등 신도시…개발도상국엔 좋은 교과서"
“분당, 일산과 같은 계획된 신도시는 세계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모델입니다. 도시 인구가 팽창하는 개발도상국에서 배우고자 하는 수요가 큽니다.”

한만희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사진)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은 한국의 도시개발 경험을 세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원장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으로 토지정책과장, 주택정책과장 등을 거치며 분당·일산·평촌 등 신도시 건설을 주도했다. 지난 8월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에 선임됐다.

한 원장은 “많은 개발도상국이 신도시를 개발해야 하긴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다”며 “짧은 시간 안에 도시계획, 자금조달, 건설, 관리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낸 한국의 신도시 모델이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학원에는 현재 몽골, 베트남, 이집트, 콜롬비아 등 전 세계 14개국의 건설 관련 부처 공무원 20명이 재학 중이다. 국내 재학생(정원 40명)은 건설사 임직원, 건축사 등 다양한 건설업계 종사자들로 구성돼 있다.

한 원장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은 한국에 와서 도시 건설모델을 배우려는 해외 공무원과 해외에 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국내 건설인들에게 적합한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건설기업도 토목이나 플랜트보다 수익성이 높은 도시 계획 프로젝트에 도전할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 원장은 “해외와 국내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종합적인 도시 설계 교육을 받기 때문에 수업도 같이 듣고 스터디나 그룹 세미나 등도 함께하면서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인도네시아나 에티오피아에 이 대학원에서 공부한 정부 관료가 주도하는 신도시가 국내 기업의 손으로 건설되는 사례가 탄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