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4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시장직을 놓고 선거전이 조기 점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맞서 새누리당 예비 후보들의 물밑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잠재 후보군 중에서는 이혜훈 최고위원이 19일 여권 내 후보군 가운데 출마 의사를 가장 먼저 나타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이나 나라에서 필요한 일에 대해 승산이나 유불리를 따지면서 몸을 사려본 적은 없다”며 “상당히 많이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잠재 후보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내 박 시장 ‘대항마’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정몽준·진영 의원, 원희룡·나경원·홍정욱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다. 외부인사로는 최근 독일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대선 때 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을 지내고 최근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임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당 차원에서 여러 후보를 놓고 박 시장과 여론조사를 통한 ‘가상 대결’을 하면서 적합도 및 경쟁력을 가늠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신당 창당을 목표로 독자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도 서울시장 후보를 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야 간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대한 시의 토지개발계획이 특정 지주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며, 이를 ‘박원순 시장의 구룡마을 게이트’로 규정하는 등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이 질의 시간 대부분을 박 시장 비판에 할애하자 항의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잇따랐다.

허영일 민주당 부대변인은 반박 성명을 내고 “어떤 후보를 내세워도 박 시장에게 뒤진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초조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대정부질문 때 박 시장 비난은) 뜬금없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