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땅을 내놓고, 민간 건설사들은 주택을 짓는 민·관 공동 주택사업이 늘고 있다. 공공기관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고 민간 건설사들도 땅값을 절약해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 감소로 분양가가 일반 민간 아파트보다 저렴해 실수요자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19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공공과 민간의 택지·주택개발 노하우가 접목된 공동주택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가 이달 삼성물산, 대림산업과 손잡고 위례신도시 보금자리택지지구에서 분양한 ‘위례 자연&래미안 e편한세상’은 최고 10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일반분양분 732가구가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420만원 수준으로 인근 민간 아파트보다 200만원 이상 싼데다 대형 건설사 아파트(래미안·e편한세상)라는 장점 덕분에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기도시공사는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공공임대주택 445가구를 짓는 건설사업도 민간 공동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이달 중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선다. 공사는 내년에도 남양주 다산도시와 위례신도시에서 민간 참여형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LH도 내년에 총 사업비의 20%에 달하는 5조원을 민간에서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연말께 하남시 미사보금자리지구를 시작으로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에서 공동사업자 공모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민·관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택지지구 내 땅의 상당수는 미분양 용지여서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간의 경우 건축비 조달이 가능한 대형 건설사만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공동 사업 확대의 걸림돌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