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가계금융·복지조사] 사회보험료·세금·이자 부담이 내수부진 '3대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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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242만원 느는 동안 빚 368만원 증가
교육비·식료품비 감소 '허리띠 졸라매기'
교육비·식료품비 감소 '허리띠 졸라매기'
각종 세금과 사회보험료, 이자 부담이 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소비 부진의 ‘3대 걸림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의무 지출’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지고 이것이 내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월셋값 급등, 교통비 등 공공요금 인상도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비까지 줄였다
‘201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비지출은 2307만원으로 2011년 2302만원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 지난해 가구당 소득이 평균 242만원이나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원인은 일종의 의무지출에 해당하는 비(非)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1년 평균 757만원이던 가구당 비소비지출은 지난해 830만원으로 9.6%나 증가했다. 세금이 186만원에서 193만원으로 늘었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사회보험료가 239만원에서 260만원으로 뛰었다. 은행 빚을 갚느라 쓴 이자비용도 181만원에서 193만원으로 증가했다.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돈이 늘어나면서 가구소득 증가가 곧장 소비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나마 소비지출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허리띠 졸라매기’나 다름없다. 교육비 감소가 대표적이다. 자녀 교육열이 높은 한국에서 교육비는 웬만하면 줄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2011년 349만원이던 교육비가 지난해 339만원으로 줄었다. 식료품비도 638만원에서 625만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주거비는 292만원에서 303만원으로 뛰었다. 전·월셋값 급등 탓이다. 교통비가 267만원에서 271만원으로 늘었고 통신비도 161만원에서 174만원으로 증가했다. 소비지출 항목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집세, 교통비, 통신비 등이 늘어난 반면 경제 사정에 따라 조절이 쉬운 교육비나 식비를 줄였다는 의미다.
◆“1년 새 원리금 연체” 20.5%
‘빚 부담’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가구당 부채가 지난해 3월 말 5450만원에서 올 3월 5818만원으로 6.8% 늘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66.9%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이를 소득별로 보면 최상위 20%(5분위)만 부채가 소폭 감소했을 뿐 소득 하위 80% 이하는 모두 부채가 늘었다. 특히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의 부채는 이 기간 1000만원에서 1246만원으로 24.6% 늘었고 소득 20~40% 가구(2분위)의 부채도 2864만원에서 3330만원으로 16.3% 증가했다. 저소득 계층이 ‘부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신호다.
부채 상환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가구의 60.7%가 금융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중 70.2%가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은행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생활이 쪼들린다는 의미다.
특히 ‘가계빚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지난해 조사에선 7%에 그쳤지만 이번 조사에선 8.1%로 늘었다. 특히 소득 하위 20% 가구와 20~40% 가구에선 이 대답이 각각 22%와 23%에 달했다. 이에 반해 ‘대출 기한 내 빚을 다 갚을 수 있다’는 가구는 66%에서 59.7%로 6.3%포인트 줄었다.
실제 지난 1년간 원리금을 연체한 경험이 있는 가구가 20.5%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증가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교육비까지 줄였다
‘201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비지출은 2307만원으로 2011년 2302만원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 지난해 가구당 소득이 평균 242만원이나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원인은 일종의 의무지출에 해당하는 비(非)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1년 평균 757만원이던 가구당 비소비지출은 지난해 830만원으로 9.6%나 증가했다. 세금이 186만원에서 193만원으로 늘었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사회보험료가 239만원에서 260만원으로 뛰었다. 은행 빚을 갚느라 쓴 이자비용도 181만원에서 193만원으로 증가했다.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돈이 늘어나면서 가구소득 증가가 곧장 소비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나마 소비지출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허리띠 졸라매기’나 다름없다. 교육비 감소가 대표적이다. 자녀 교육열이 높은 한국에서 교육비는 웬만하면 줄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2011년 349만원이던 교육비가 지난해 339만원으로 줄었다. 식료품비도 638만원에서 625만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주거비는 292만원에서 303만원으로 뛰었다. 전·월셋값 급등 탓이다. 교통비가 267만원에서 271만원으로 늘었고 통신비도 161만원에서 174만원으로 증가했다. 소비지출 항목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집세, 교통비, 통신비 등이 늘어난 반면 경제 사정에 따라 조절이 쉬운 교육비나 식비를 줄였다는 의미다.
◆“1년 새 원리금 연체” 20.5%
‘빚 부담’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가구당 부채가 지난해 3월 말 5450만원에서 올 3월 5818만원으로 6.8% 늘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66.9%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이를 소득별로 보면 최상위 20%(5분위)만 부채가 소폭 감소했을 뿐 소득 하위 80% 이하는 모두 부채가 늘었다. 특히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의 부채는 이 기간 1000만원에서 1246만원으로 24.6% 늘었고 소득 20~40% 가구(2분위)의 부채도 2864만원에서 3330만원으로 16.3% 증가했다. 저소득 계층이 ‘부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신호다.
부채 상환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가구의 60.7%가 금융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중 70.2%가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은행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생활이 쪼들린다는 의미다.
특히 ‘가계빚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지난해 조사에선 7%에 그쳤지만 이번 조사에선 8.1%로 늘었다. 특히 소득 하위 20% 가구와 20~40% 가구에선 이 대답이 각각 22%와 23%에 달했다. 이에 반해 ‘대출 기한 내 빚을 다 갚을 수 있다’는 가구는 66%에서 59.7%로 6.3%포인트 줄었다.
실제 지난 1년간 원리금을 연체한 경험이 있는 가구가 20.5%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증가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