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한국화학연구원장 "그래핀 상용화 국가차원 지원을"
“연필심의 흑연 구성물질인 그래핀은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등의 제품에도 쓰이는 꿈의 신소재입니다.”

김재현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사진)은 20일 “과학계가 그래핀을 발견한 지는 10년이 채 안 되지만 앞으로 모든 산업 영역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연구원은 이날 대전에서 제4회 한국그래핀산업체 워크숍을 열고 전문가들과 그래핀 산업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김 원장은 “그래핀은 흑연을 얇게 한 겹 떼어낸 신물질로 두께가 0.3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고 투명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강철보다 200배 단단할 뿐 아니라 전기 전도성은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며 열 전도성은 다이아몬드의 2배에 달해 다양한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손목에 차는 휘는 휴대폰, 컴퓨터 칩, 전자종이, 태양전지, 담수화 장치, 자동차의 천연가스 탱크, 비행기 날개 등에 사용된다.

김 원장은 “그래핀 관련 특허는 국가별로 중국, 미국, 한국 순으로 많지만 핵심특허는 미국에 이어 한국이 2위를 차지할 만큼 국내 기술진의 연구 수준이 높다”고 전했다. 핵심특허는 삼성과 IBM이 가장 많이 갖고 있다. 그는 “대개 신기술은 학교나 연구소에서 먼저 연구가 진행되고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기업이 참여하는데 그래핀은 초기부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에너지, 자동차, 철강 등 다양한 업종에서 기업들의 상용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래핀 기술 확산을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과 사업비 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미국은 국가과학재단 주도로 지난 5년간 약 3조2000억원을 지원했고 유럽연합(EU)도 17개국 60여개 기관이 공동으로 1조467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KAIST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공주대 총장을 거쳐 2011년부터 화학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