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움직였더라도 눈으로 못봤으면 無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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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룰' 2014년부터 시행
비디오 판독 등 사라질 듯
비디오 판독 등 사라질 듯
축구나 야구 등이 오심을 막기 위해 비디오 판독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골프는 비디오 판독을 사전에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20일 골프채널 등 외신에 따르면 골프 룰을 제정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경기 도중 공이 움직이더라도 당시 맨눈으로 그 움직임을 잡아내지 못하면 벌타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룰 개정은 최근 들어 고화질(HD) TV와 스마트폰 등 첨단 기기가 보급되면서 골프 중계를 보던 시청자, 갤러리들이 “선수의 공이 움직였다”고 제보하는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골프에서는 멈춘 공이 바람이나 중력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움직이면 1벌타를 받고 제자리로 원위치한 뒤 플레이해야 한다. 공을 원래 위치에 두지 않고 치면 ‘오소(誤所)플레이’로 2벌타를 받게 되고, 벌타를 더하지 않은 채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면 실격 처분을 받는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 9월 미국 PGA투어 플레이오프인 BMW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시청자 제보의 희생양이 된 게 대표적 사례다. 당시 1번홀(파4)에서 우즈가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린 옆 숲으로 들어갔다. 우즈는 샷하기 전 공 뒤에 있던 나뭇가지 등을 치우다 공을 미세하게 건드렸다. 우즈는 볼이 움직인 데 따른 1벌타를 부과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시청자들은 이를 경기위원회에 제보했고 이후 프리랜서 비디오 촬영가가 찍은 영상을 확인한 결과 공이 움직였다고 판단, 오소플레이로 2벌타를 부과했다. 우즈는 볼이 제자리에서 진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즈는 벌타를 받은 뒤 “나는 다른 어느 선수보다 TV에 많이 나온다”며 “TV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에 따른 구체적인 규칙도 정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USGA와 R&A는 ‘골프재정(裁定)’ 14-3/18 조항을 신설해 “HD TV, 디지털 리코딩, 온라인 비주얼 미디어로 공의 움직임을 포착했더라도 플레이 당시 육안으로 공의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았을 경우 움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시청자나 갤러리 등 제3자가 선수의 공이 움직였다고 경기위원회에 제보해도 이를 채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릭먼 R&A 이사는 “기술의 발전을 골프에 적용하려면 신중해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스마트폰과 영상 기술을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명료하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USGA와 R&A는 또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 중 휴대폰으로 날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20일 골프채널 등 외신에 따르면 골프 룰을 제정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경기 도중 공이 움직이더라도 당시 맨눈으로 그 움직임을 잡아내지 못하면 벌타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룰 개정은 최근 들어 고화질(HD) TV와 스마트폰 등 첨단 기기가 보급되면서 골프 중계를 보던 시청자, 갤러리들이 “선수의 공이 움직였다”고 제보하는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골프에서는 멈춘 공이 바람이나 중력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움직이면 1벌타를 받고 제자리로 원위치한 뒤 플레이해야 한다. 공을 원래 위치에 두지 않고 치면 ‘오소(誤所)플레이’로 2벌타를 받게 되고, 벌타를 더하지 않은 채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면 실격 처분을 받는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 9월 미국 PGA투어 플레이오프인 BMW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시청자 제보의 희생양이 된 게 대표적 사례다. 당시 1번홀(파4)에서 우즈가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린 옆 숲으로 들어갔다. 우즈는 샷하기 전 공 뒤에 있던 나뭇가지 등을 치우다 공을 미세하게 건드렸다. 우즈는 볼이 움직인 데 따른 1벌타를 부과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시청자들은 이를 경기위원회에 제보했고 이후 프리랜서 비디오 촬영가가 찍은 영상을 확인한 결과 공이 움직였다고 판단, 오소플레이로 2벌타를 부과했다. 우즈는 볼이 제자리에서 진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즈는 벌타를 받은 뒤 “나는 다른 어느 선수보다 TV에 많이 나온다”며 “TV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에 따른 구체적인 규칙도 정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USGA와 R&A는 ‘골프재정(裁定)’ 14-3/18 조항을 신설해 “HD TV, 디지털 리코딩, 온라인 비주얼 미디어로 공의 움직임을 포착했더라도 플레이 당시 육안으로 공의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았을 경우 움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시청자나 갤러리 등 제3자가 선수의 공이 움직였다고 경기위원회에 제보해도 이를 채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릭먼 R&A 이사는 “기술의 발전을 골프에 적용하려면 신중해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스마트폰과 영상 기술을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명료하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USGA와 R&A는 또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 중 휴대폰으로 날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