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 서울 코엑스·한전 일대 대형 개발] 잠실야구장 허물고 돔구장…야구·K팝 콘서트場으로
서울시는 잠실운동장 단지에 현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2020년까지 돔구장을 조성키로 했다. 야구뿐 아니라 콘서트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서는 복합돔구장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2015년 완공 예정인 고척동 돔야구장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돔구장이다.

서울시는 이번 영동 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계획안에서 잠실운동장 부지를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단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인근 코엑스가 마이스, 한국전력 부지가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되는 것에 맞춰 잠실운동장을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시는 잠실 복합돔 건설을 통해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 부근을 잇는 대형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복합 클러스터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박원순 시장도 서울의 미래 성장 산업으로 마이스와 함께 관광산업을 꼽은 바 있다.

1982년 7월 문을 연 잠실야구장은 프로야구 구단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은 지 30년이 넘으면서 연간 수십억원의 예산을 개·보수에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천 시에는 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경우도 잦았다. 이 때문에 야구계는 몇 년 전부터 서울시에 잠실 돔구장 건설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잠실 복합돔구장이 건설되면 야구장 수입뿐 아니라 콘서트 등의 행사로도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도쿄돔은 연간 야구 경기 130일, 공연은 170회가 열린다. 연간 1500억원의 흑자를 낸다. 복합돔구장에서 한류 콘서트가 열릴 경우 삼성동 공항터미널과도 가까워 아시아 한류 팬들을 쉽게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잠실 주경기장은 존치된다. 그동안 잠실운동장 단지를 개발하기 위해선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주경기장을 허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올림픽이 열린 곳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놔두기로 결정했다. 주경기장은 리모델링을 통해 콘서트 등의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경기장 인근의 보조경기장과 잠실체육관도 그대로 남게 된다. 시는 단지 내에 숙박 및 컨벤션 시설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잠실운동장과 인접한 탄천과 한강과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근에 녹지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제는 복합돔구장 건설에 수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2015년 2월 완공 예정인 고척돔구장의 사업비는 2700억원이다. 그러나 잠실에 복합돔을 지을 경우 최소 5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시의 추정이다.

김병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잠실 복합돔구장 건설에)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열린 시 회의에서도 돔구장 건설 비용을 한전 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와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