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열정으로 달려들어 나를 바쳐라”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대학생들의 멘토로 나섰다. 김 실장은 20일 토크 콘서트 ‘열정락(樂)서 시즌 5’의 마지막회에 강연자로 나서 “내 인생의 주인공이 돼라”고 조언했다.

이날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열정락서는 삼성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여는 토크 콘서트다. ‘청춘이 묻고, 최고가 답하다’는 주제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61회 콘서트에 130여명의 멘토들이 17만여명의 대학생들에게 명강의를 펼쳤습니다.

열정락서 멘토중 전현직을 통틀어 공직자는 김 장관이 유일하다. 이날 1만2000여명의 대학생 앞에 선 김 실장의 강연 주제는 ‘새로운 성공을 위한 세가지 질문’이었다.

그는 부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판잣집과 천막에서 학교를 다녔던 어린 시절과 상고를 졸업하고 만 17살 나이에 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일,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행정고시와 입법고시를 한 해에 모두 합격한 과정을 얘기하면서 열정과 낙관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고시 합격 후 경제기획원에 발령 받은 첫 날 어느 동료가 “요새는 별 희한한 학교를 나온 사람도 고시에 붙네”라며 비아냥거리자 낮은 학력을 극복하기 위해 수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미 국부부에서 주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정책학 박사학위를 딴 과정도 소개했다.

김 실장은 대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웠을 때가 언제였습니까. 어떻게 극복했습니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입니까. 찾았습니까’ ‘어떤 일을 할 때 보람을 느꼈습니까’라는 세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얘기했다. 이어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의 공통점은 “뒤짚어 엎는 것. 즉 반란이라며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자기사 하고 싶어서 파는 ‘유쾌한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괘한 반란을 위해서는 눈 먼 열정과 낙관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은 행복을 가져다 주고 성공도 하게 된다.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때문에 성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스스로를 “돈, 학력, 인맥이 없는 3무(無) 인생이었지만 꿈과 열정,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의지와 행동이 있는 3유(有) 인생을 살았다”며 “이 과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었지만 결코 이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죽기 살기로 자신을 바치는 ’눈먼 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 대학생들의 뜨거운 성원과 관심을 받았다.

김 실장이 열정락서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 6월 서울 경희대학교에서 6000여명의 대학생 앞에서 멘토로 나섰다. 당시 김 실장은 “세상에 대한 원망과 열등감을 딛고 언제나 다음 단계의 꿈을 키우며 살았다”며 “자신에 닥친 고난은 위장된 축복이었다”고 말해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김 실장은 지난 MB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과 예산실장,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올해 3월에는 예상을 깨고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되면서 ‘고졸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 측은 김 실장이 살아온 스토리를 진실되게 얘기하는 것만으로 젊은이들에게 충분한 감동과 자극이 될 것으로 보고 다시 올해 마지막 열정락서 무대의 강사로 초빙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