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훈풍이 얼어붙은 국내 증시를 녹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밤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만6000선을 넘어섰다. 고용·제조업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 지명자가 상원 상임위원회 인준을 통과한 것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장은 앞서 조정 빌미를 제공했던 '점진적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우려에서 안정을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우려가 증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테이퍼링 자체가 통화긴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가격 방향성에 심대한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테이퍼링 시행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수는 있으나 심리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날 지수가 2000선을 밑돈 것은 테이퍼링 논쟁과 중국 경기지표 부진이 겹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결과" 라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변화가 없이 심리적인 부분에서 흔들린 것이라면 하락 시 매수 대응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테이퍼링이 어제오늘 나온 돌발 악재가 아니고 앞으로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펀더멘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말 연기금 등 국내 기관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연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이 연말 지수의 하단을 지지하는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금의 상당부분을 차지 하는 연기금의 수급 여건에 주목해볼 시점"이라며 "지난해 기준 연기금의 국내 주식비중이 목표치 (19.3%) 대비 낮은 수준인 18.7%였던 것을 감안하면 추가 매수 여력은 77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