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자트코 코리아 대표 "한국을 자트코 변속기 R&D 메카로 육성"
자동차 변속기 제조업체 일본 자트코가 한국을 해외 최대 연구개발(R&D) 기지로 육성한다.

고바야시 타다오 자트코 코리아 대표이사(사진)는 지난 21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을 일본 본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R&D 센터로 키울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 20명의 연구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자회사인 자트코는 무단 변속기(CVT)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49%(작년 기준)로 독보적인 1위다. 일본 외에 한국, 프랑스, 미국, 중국에 R&D센터를 갖고 있으며 한국에는 230명의 엔지니어가 일하고 있다. 고바야시 사장은 “한국은 일본보다 IT(정보기술) 분야에서 앞서있고 우수한 인력이 많다”며 “한국의 연구개발센터가 중국 태국 등 아시아에 공급할 변속기 설계와 시뮬레이션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트코는 닛산뿐 아니라 르노삼성자동차의 SM 시리즈, 한국GM의 경차 스파크 등에도 CVT를 공급하고 있다. CVT는 단수가 없는 자동 변속기로 변속 충격이 없고 연료 효율이 높다.

고바야시 사장은 “현대·기아자동차도 경차 모닝과 레이에 이어 최근 2014년형 액센트에 CVT를 적용했다”며 “한국 시장에서 CVT를 장착한 차종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출시된 르노삼성차의 신형 SM3는 자트코의 무단 변속기를 장착한 덕분에 연비가 동급 최고인 15㎞/L로 개선됐다”며 “한국GM의 스파크도 4단 변속기에서 CVT로 바꾸면서 북미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르노삼성차가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할 닛산의 신형 로그와 미쓰비시의 중형 세단에도 변속기를 공급하기로 했다”며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1.5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자트코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6000억엔(약 6조35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8년까지 1조엔(약 10조6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바야시 사장은 한국 공장 설립과 관련, “한국은 노사갈등이 심한데다 인건비도 높은 편이어서 공장을 세우기는 힘들다”며 “중국과 태국을 아시아지역 생산 거점으로 삼고 한국에서는 연구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