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꽃보다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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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에 치여 위축된 클래식
표 한장 사들고 공연장 찾아주길
강은수 < 단국대 교수·작곡가 >
표 한장 사들고 공연장 찾아주길
강은수 < 단국대 교수·작곡가 >
고전 읽기 열풍이 불고 있다. 옛것을 통해 현재를 바라봄으로써 나 자신과 사회를 보는 눈을 갖게 해 주는 시간과 공간을 통틀어 보편적인 진리로서의 고전 말이다.
고전 읽기만큼이나 익숙한 것이 고전음악, 즉 흔히 말하는 클래식 음악이다. 고전 읽기와 고전음악 듣기를 병행해 보면 지식과 정서, 머리와 가슴 양쪽의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을 왜 읽는가에 대한 답은 곧 음악은 왜 듣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과 같을 것이다. 음악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요, 잘 짜인 음악 형식은 사고의 구조를 명확하게 해 준다.
음악은 시간예술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던져진 소리들이 공간 속에 투영돼 전체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협화(協和)적인 음정은 안정된 진동의 비율에서 나온 것이며, 불협화가 협화로 해결되는 긴장과 이완의 연속이 바로 음악 아닌가. 그것이 음악예술이 추구하는 지고의 미(美)다.
음악을 즐기는 적극적인 방법 두 가지를 권하고 싶다. 악기를 직접 다뤄보는 일과 음악회를 찾아가서 듣는 일이 그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합주를 하는 것보다 음악을 속속들이 즐기는 길은 없겠지만 여간해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음악회를 찾아가서 듣는 일, 좋아하는 연주자와 작곡가의 애청곡을 반복해서 듣거나, 새로운 레퍼토리의 지평을 넓히면서 듣는 일도 적극적인 음악 즐기기로 볼 수 있다.
그것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모처럼 음악회를 가기 위해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려 하지만 검색이 잘 안 된다. ‘음악’ 항목은 아예 없고, ‘문화’ ‘공연’ 쪽에 들어가 ‘클래식’ 항목까지 몇 번의 클릭을 더 해야만 비로소 클래식 음악회 쪽으로 연결된다. 한국에서는 대중가요 가수들이 하는 공연을 콘서트라고 한다. 해외 한류열풍과 그들이 한국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과소평가하려는 생각은 없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 시장이 죽어가는 것을 그대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
현재 한국의 클래식 시장은 지극히 적은 수의 연주자들만이 이끌어가고 있다. 예술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 소수 연주자에 대한 편식이 심하다 보니 많은 기획사와 음악가들은 연주회를 열 때마다 매표 상황을 염려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표 한 장을 사는 일. 적극적인 음악청취 중에서 가장 쉬운 이 일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리고 거대해진 우리 대중음악의 틈바구니에서 클래식 음악 시장을 살릴 수 있다. 정책을 바꾸려는 거창한 계획 없이 모두가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초대받은 음악회에 꽃을 들고 가는 일보다 스스로 엄선해서 표 한 장을 사는 일. 자신이 예매한 표로 음악회 날짜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만큼 기쁨은 커진다.
강은수 < 단국대 교수·작곡가 >
고전 읽기만큼이나 익숙한 것이 고전음악, 즉 흔히 말하는 클래식 음악이다. 고전 읽기와 고전음악 듣기를 병행해 보면 지식과 정서, 머리와 가슴 양쪽의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을 왜 읽는가에 대한 답은 곧 음악은 왜 듣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과 같을 것이다. 음악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요, 잘 짜인 음악 형식은 사고의 구조를 명확하게 해 준다.
음악은 시간예술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던져진 소리들이 공간 속에 투영돼 전체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협화(協和)적인 음정은 안정된 진동의 비율에서 나온 것이며, 불협화가 협화로 해결되는 긴장과 이완의 연속이 바로 음악 아닌가. 그것이 음악예술이 추구하는 지고의 미(美)다.
음악을 즐기는 적극적인 방법 두 가지를 권하고 싶다. 악기를 직접 다뤄보는 일과 음악회를 찾아가서 듣는 일이 그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합주를 하는 것보다 음악을 속속들이 즐기는 길은 없겠지만 여간해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음악회를 찾아가서 듣는 일, 좋아하는 연주자와 작곡가의 애청곡을 반복해서 듣거나, 새로운 레퍼토리의 지평을 넓히면서 듣는 일도 적극적인 음악 즐기기로 볼 수 있다.
그것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모처럼 음악회를 가기 위해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려 하지만 검색이 잘 안 된다. ‘음악’ 항목은 아예 없고, ‘문화’ ‘공연’ 쪽에 들어가 ‘클래식’ 항목까지 몇 번의 클릭을 더 해야만 비로소 클래식 음악회 쪽으로 연결된다. 한국에서는 대중가요 가수들이 하는 공연을 콘서트라고 한다. 해외 한류열풍과 그들이 한국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과소평가하려는 생각은 없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 시장이 죽어가는 것을 그대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
현재 한국의 클래식 시장은 지극히 적은 수의 연주자들만이 이끌어가고 있다. 예술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 소수 연주자에 대한 편식이 심하다 보니 많은 기획사와 음악가들은 연주회를 열 때마다 매표 상황을 염려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표 한 장을 사는 일. 적극적인 음악청취 중에서 가장 쉬운 이 일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리고 거대해진 우리 대중음악의 틈바구니에서 클래식 음악 시장을 살릴 수 있다. 정책을 바꾸려는 거창한 계획 없이 모두가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초대받은 음악회에 꽃을 들고 가는 일보다 스스로 엄선해서 표 한 장을 사는 일. 자신이 예매한 표로 음악회 날짜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만큼 기쁨은 커진다.
강은수 < 단국대 교수·작곡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