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4일 오후 2시10분

동양증권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속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영업기반이 악화돼 원리금 상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동양증권 81회 채권은 지난 21일 연 42% 수익률에 9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내년 6월 만기를 맞는 이 채권의 거래단가는 액면가격 1만원당 8300원이다.

동양증권 81회 채권은 지난 9월 말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장외시장에서 기관 간에 사고파는 유일한 종목이다. 지난달 1일 한 자산운용사가 연 33.4% 수익률에 100억원어치를 내다 판 이후에는 증권사 사이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 지난달 24일에도 연 36.8%에 거래되는 등 신용위험을 반영한 거래 수익률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동양증권이 발행한 전체 채권 잔액은 9월 말 현재 7487억원에 이른다. 81회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후순위채권으로 상환 순위가 밀린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동양증권이 빨리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회사 영업이 계속해서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제때 팔리기만 하면 별 문제가 없다”며 “주인 찾기가 늦어질수록 영업기반 훼손은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동양 계열사 증권 불완전판매 의혹 관련 소송 문제로 경영권 인수가격을 산정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대형 증권사에만 유리한 국내 증권업 관련 규제들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