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증권사에서 최고경영자(CEO)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의 실적 부진이 대규모 CEO 인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부터 일부 금융투자회사 회계연도 기준이 12월 결산으로 바뀌면서 주주총회 일정이 3개월가량 앞당겨진 만큼, 증권사 CEO들의 인사도 예년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증권사 회계연도 기준으로 4~9월) 전체 62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2516억원에 불과하다. 직원을 줄이고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피눈물 나는 비용절감 노력을 했음에도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2.3% 줄어들었다. 2~3년 전만 해도 하루평균 7조~8조원에 달하던 주식 거래 대금이 3조원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는 26개로 전체 증권사의 42%에 달한다.

이 같은 증권업계 실적 악화가 대규모 CEO 교체 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벌써부터 몇몇 증권사의 모기업에서 ‘CEO 교체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 CEO들의 인사는 연말부터 주주총회 시기인 내년 3월 사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금융투자업계의 회계연도는 매년 4월 시작해 이듬해 3월(3월 결산) 끝난다. 내년부터는 다른 기업들처럼 1~12월 체제(12월 결산)로 본격개편된다. 이에 따라 주주총회 일정도 다른 제조업체들과 엇비슷한 3월께로 앞당겨진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