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개강좌 'MOOC' 열풍] 상아탑 흔든 '온라인 혁명'…美대학 생존경쟁 불붙다
인도 자발푸르에 사는 17세 소년 아몰 브하베는 지난 3월 MIT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다. 유명 온라인 공개강좌(MOOC) 플랫폼인 ‘에덱스’에서 ‘회로이론과 전자공학’ 수업을 들은 브하베는 9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수업 토론 포럼을 통해 후속 과정을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이를 눈여겨본 아난트 아가왈 에덱스 대표가 추천서를 써줬고, MIT 교수진이 후한 점수를 줬다.

MOOC를 통한 학점 인증·학위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세계 유명 대학으로 인재가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MOOC 플랫폼을 통해 양질의 강좌를 제공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학교는 명문대뿐이다.

국내에서도 서울대와 KAIST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MOOC 강의가 활성화되면 기존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교육이 이뤄지던 사이버대 등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칼리지(전문대)에서는 강의 역량이 달리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MOOC에 공개된 강좌를 듣게 하고 수업 시간에는 토론을 시키는 ‘하이브리드’형 MOOC 활용이 늘고 있다.

브하베처럼 MOOC 학점을 명문대 입학에 ‘활용’하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명문대 쏠림 현상이 MOOC로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MOOC는 교육 시스템의 혁명이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명문대에서 세계 모든 인재를 놓치지 않고 발굴하는 시스템으로 볼 수도 있다”며 “극도의 신자유주의 철학이 녹아든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