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저물가 속 통화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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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하락에도 금리동결
6개월 뒤 나타나는 효과 감안하고
선제적 지침 통해 시장 이끌어야 "
오정근 < 아시아금융학회장 >
6개월 뒤 나타나는 효과 감안하고
선제적 지침 통해 시장 이끌어야 "
오정근 < 아시아금융학회장 >
지난달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0.7%를 기록하자 2%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다. 지난달 한국 물가상승률도 0.7%로 하락해 1999년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2.5~3.5%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도 금리동결을 예상했었는데 현재 기준금리가 적정수준이라서기보다는 최근 한은 금리결정 성향을 토대로 그런 전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목적은 한은법에 명시된 대로 물가안정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물가상승률 목표를 3년마다 설정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물가안정이 목적이라고 해서 물가가 마냥 낮은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물가가 너무 낮으면 불필요한 실업을 유발하고 너무 높으면 거품을 유발한다. 외국에서는 물가안정이라고 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타기팅이라고 한다. 각국 중앙은행은 그 나라 실정에 맞는 완전고용 물가상승률 수준을 추정해서 물가상승률 목표를 설정한다. 한국에서는 2.5~3.5%의 물가상승률이 실업과 거품을 유발하지 않는 적정 물가상승률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 물가상승률은 작년 6월 이후 17개월째 물가상승률 목표 하한선을 밑돌고 있다. 이를 반영해 한은은 작년 7월과 10월, 금년 5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씩 인하했다. 그럼에도 지난 9월부터 물가상승률은 0%대로 떨어졌다. 지난 10월에는 전월 대비 0.3%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금리결정에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 국내총생산(GDP)갭률(실제GDP의 잠재GDP에 대한 비율)도 추정방법에 따라 다소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작년 하반기부터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물가하락 요인이 지속돼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하나 중요한 변수는 금리변동 효과가 대체로 6개월~1년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이다. 6개월 후의 물가상승률과 GDP갭률에 대한 전망을 토대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화당국 경제전망이 중요한 이유다. 경기가 회복되는데 안 좋아질 것으로 잘못 전망해서 금리를 낮추면 버블이 생기고, 경기가 침체하는데 좋아질 것으로 잘못 전망해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더욱 침체하게 된다.
지금의 금리결정은 내년 상반기 정도의 물가상승률과 GDP갭률 전망을 토대로 해야 한다. 지난 10월 한은은 물가상승률을 내년 상반기 2.0%, 하반기 2.9%로 전망했다. 하반기에 가서야 물가상승률 목표 중간수준에 도달한다는 얘기다. 한은과 정부의 성장률 전망을 토대로 분석해 본 GDP갭률도 내년 하반기 들어서 소폭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실기하지 않고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금리결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추가적인 변수가 자산가격과 가계부채다. 한은은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부동산은 2007년 이후 7년째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도 금융부실을 초래하지만 장기침체도 소비위축과 금융부실을 초래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작년 9월부터 주택저당채권을 매월 400억달러씩 매입해 오고 있다.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도 중요 변수다. 고평가를 지속하고 있는 환율도 고려해야 하고 내년 초로 다가온 미국 출구전략 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두는 전략도 필요하다.
시장과의 소통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소통이 안되면 같은 수준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변동을 더욱 크게 해야 하는 비용이 수반된다. Fed는 실업률 7%가 되면 출구전략을 하겠다는 등 선제적 지침을 활용해서 시장을 리드해 가고 있다. 한은도 참고할 만한 방법으로 보인다.
오정근 < 아시아금융학회장 >
한은의 목적은 한은법에 명시된 대로 물가안정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물가상승률 목표를 3년마다 설정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물가안정이 목적이라고 해서 물가가 마냥 낮은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물가가 너무 낮으면 불필요한 실업을 유발하고 너무 높으면 거품을 유발한다. 외국에서는 물가안정이라고 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타기팅이라고 한다. 각국 중앙은행은 그 나라 실정에 맞는 완전고용 물가상승률 수준을 추정해서 물가상승률 목표를 설정한다. 한국에서는 2.5~3.5%의 물가상승률이 실업과 거품을 유발하지 않는 적정 물가상승률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 물가상승률은 작년 6월 이후 17개월째 물가상승률 목표 하한선을 밑돌고 있다. 이를 반영해 한은은 작년 7월과 10월, 금년 5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씩 인하했다. 그럼에도 지난 9월부터 물가상승률은 0%대로 떨어졌다. 지난 10월에는 전월 대비 0.3%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금리결정에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 국내총생산(GDP)갭률(실제GDP의 잠재GDP에 대한 비율)도 추정방법에 따라 다소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작년 하반기부터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물가하락 요인이 지속돼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하나 중요한 변수는 금리변동 효과가 대체로 6개월~1년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이다. 6개월 후의 물가상승률과 GDP갭률에 대한 전망을 토대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화당국 경제전망이 중요한 이유다. 경기가 회복되는데 안 좋아질 것으로 잘못 전망해서 금리를 낮추면 버블이 생기고, 경기가 침체하는데 좋아질 것으로 잘못 전망해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더욱 침체하게 된다.
지금의 금리결정은 내년 상반기 정도의 물가상승률과 GDP갭률 전망을 토대로 해야 한다. 지난 10월 한은은 물가상승률을 내년 상반기 2.0%, 하반기 2.9%로 전망했다. 하반기에 가서야 물가상승률 목표 중간수준에 도달한다는 얘기다. 한은과 정부의 성장률 전망을 토대로 분석해 본 GDP갭률도 내년 하반기 들어서 소폭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실기하지 않고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금리결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추가적인 변수가 자산가격과 가계부채다. 한은은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부동산은 2007년 이후 7년째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도 금융부실을 초래하지만 장기침체도 소비위축과 금융부실을 초래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작년 9월부터 주택저당채권을 매월 400억달러씩 매입해 오고 있다.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도 중요 변수다. 고평가를 지속하고 있는 환율도 고려해야 하고 내년 초로 다가온 미국 출구전략 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두는 전략도 필요하다.
시장과의 소통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소통이 안되면 같은 수준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변동을 더욱 크게 해야 하는 비용이 수반된다. Fed는 실업률 7%가 되면 출구전략을 하겠다는 등 선제적 지침을 활용해서 시장을 리드해 가고 있다. 한은도 참고할 만한 방법으로 보인다.
오정근 < 아시아금융학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