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표창 받는 정순자 한별학교장
1993년부터 의료·교육 봉사활동
"20년 버틴 힘은 아이들이 준 감동"
에티오피아에서 1993년부터 의료·교육 봉사활동을 해 온 정순자 에티오피아 한별학교 교장(56·오른쪽)은 “아프리카 오지에서 20년간을 버틴 건 아이들에게서 받는 감동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25일 제4회 개발원조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대통령표창을 받는 정 교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말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수상자 선정’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을 때 매우 의아했다”며 “그저 내가 좋아서 한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는다고 하니 부끄럽고 쑥스럽다”고 했다.
“평범한 주부였어요. 그냥 목사 아내였지요. 1984년 TV에서 아프리카 대기근 뉴스를 보고 ‘참 안 됐다’ 싶어 기도하곤 했는데, 1993년 우연한 기회에 선교사로 에티오피아로 가게 된 겁니다. 그렇게 간 게 벌써 20년이 됐네요.”
1993년 남편과 두 아들을 데리고 에티오피아 남부 랑가노 지역에 도착한 정 교장은 주로 영양실조 아동 급식·의료 지원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빈국 에티오피아의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이 답’이라는 생각으로 2005년 학교를 만들었다. 1년간 준비해 2006년 교실 4개, 학생 180명으로 학교 문을 열었다. 자신 있게 시작했지만 학교 운영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에 몇몇 후원자가 있었지만, 학교 운영에는 턱없이 부족해 개인 빚을 내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에티오피아로 구호활동을 나온 밀알복지재단을 만나면서 숨통이 트였다. 밀알복지재단은 현재 한별학교 증축 식비 교재비 등 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고, 정 교장은 밀알복지재단의 프로젝트매니저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의 후원 아래 한별학교에는 21개 교실에서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1100여명이 공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생활이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순수한 사람들 속에서 사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정 교장은 에티오피아 봉사활동에 대한 또 하나의 의미를 들려줬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6·25전쟁 때 자신들이 도와줬던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젠 자신들보다 더 잘사는 나라가 돼서, 참전국 에티오피아를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사실 한국이 더 고마워해야 하는데 말이죠.”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3개 대대 6037명을 파병해 121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당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