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어도·센카쿠 포함 '방공식별구역' 설정…동아시아 긴장 고조
중국이 이어도와 센카쿠열도 등을 포함하는 동중국해 상공을 자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으로 선포, 동아시아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인 카디즈(KADIZ)에는 이어도가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이어도와 센카쿠열도를 포함, 제주도 서남쪽 바다와 일본 대만 등으로 둘러싸인 동중국해 상공 대부분이 들어간다.

우리 정부는 24일 “카디즈의 제주도 서남방 일부 구역과 중첩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중국의 이번 조치가 우리 국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중국 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나 일본의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무관하게 이어도 수역에 대한 우리의 관할권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카디즈는 6·25전쟁 중 설정돼 이어도가 빠져 있는 반면 이후 설치된 일본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은 이어도를 포함하고 있다”며 “다만 한국 해군이 사용하는 작전구역(AO)에는 이어도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 방위를 위해 영공 외곽의 일정 지역 상공에 설정하는 자의적 공간이다. 국제법상 인정된 영공이 아니지만 영공 방위를 명분으로 군사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 곳을 지나는 항공기는 미리 중국 외교부나 민간항공국에 비행 계획을 통보해야 한다.

또 무선통신 기능을 갖춰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관리기구인 중국 국방부와 서로 통신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통제에 따르지 않을 경우 무력을 동원해 ‘방어적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중국 국방부는 밝혔다. 중국은 방공식별구역을 지정한 직후 정보수집기 두 대를 동원한 공중 정찰을 해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는 등 군사적 마찰을 빚었다.

일본 외무성은 주일 중국대사관에 “일본 고유 영토인 센카쿠열도 상공이 포함된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도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고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