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르나 싶더니…후판값 다시 후퇴
지난 2분기 들어 2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던 후판 값이 3분기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철강업체들이 울상이다. 후판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후판(범용) 유통가격은 t당 72만6000원으로 책정돼 2분기에 비해 2만4000원 하락했다.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 가격은 철강사와 고객사들이 개별 협상을 통해 정한다. 기준 가격과 실제 유통되는 가격은 다를 수 있다.

2011년 2분기 t당 102만원까지 상승했던 후판 가격은 조선과 건설경기 침체로 줄곧 하락하다 지난 2분기에 일시 반등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2분기 가격은 조선 수주가 잠깐 늘고,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조적으로 후판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아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의 후판 판매량도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의 판매량은 425만t에 그쳤다. 이런 흐름이라면 연말까지 작년 판매량(609만t)을 채우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함께 후판 시장의 ‘빅2’인 동국제강도 실적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국제강은 후판 부문을 분할해 별도 회사를 만드는 것을 검토했다가 최근 포기했다. 노조 반발 등이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포항1후판공장을 전격 폐쇄하는 등 후판 부문을 구조조정해왔다.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가격 상승 등으로 4분기 이후엔 후판 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당진3고로 준공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