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석유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전날 서방국가와 이란 간의 핵 협상이 타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3달러 하락한 배럴당 108.05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서부텍사스원유 역시 배럴당 93.40달러로 1.44달러 하락했다.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의 협의를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는 등 중동의 긴장이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정학적 위험이 줄면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석유 공급이 크게 늘 것이라는 낙관론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250만배럴이던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미국의 제재로 하루 100만배럴 수준까지 떨어졌다.

석유가격 하락 전망은 관련 주식에도 영향을 줬다. 브리티시항공 등을 소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IAG 주가는 3.1% 상승했으며 저가항공사인 이지제트 역시 2.5% 올랐다. 유가 하락이 원가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반면 에너지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주가는 0.5% 떨어졌다.

하지만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이란의 석유 수출이 늘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등 관계국가들은 이란산 석유 수입제한 조치를 풀기 위해 앞으로 협상 이행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해당 협정에 반발하며 이란에 대한 무력행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