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도 '응답하라 1994'
‘주목하라 1994.’

1994년을 전후해 대학을 다닌 1970년대생들이 투자자문업계에서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1994세대는 자유분방한 조직문화와 틀에 박히지 않은 투자철학을 무기로 ‘엄동설한’의 투자자문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대표주자는 그로쓰힐투자자문의 김태홍 대표(43)다. 2012년 4월 설립된 그로쓰힐투자자문의 수탁액은 올해 들어서만 3663억원 늘었다. 25일까지 계좌평균 수익률은 19.04%로 코스피지수 대비 12.48%포인트 높다. 김 대표는 “전투하듯 시황에 따라가는 매매보다는 우량주를 발굴해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직원들에게도 업무 자율성을 주고 ‘분기에 좋은 기업 1곳을 발굴해도 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3월 설립된 라임투자자문의 원종준 대표(35)는 600억원을 운용하는 ‘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다. 라임투자자문의 운용 성과(작년 8월25일 이후 25일까지 누적수익률 22.7%)에는 은행·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운용역을 두루 경험한 원 대표의 실력이 묻어난다. 라임투자자문은 가치투자 등 특정 투자철학에 매몰되기보다는 ‘합리적인 상상력’을 모토로 글로벌 산업의 트렌드를 분석해 투자 주식을 선정한다. 원 대표는 “평균 연령 35세의 젊은 직원들과 소통을 활발히 한다”며 “광고 책 영화 등을 통해서도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다”고 했다.

써미트투자자문은 지난 10월1일 1973년생 젊은 최고운용책임자(CIO)인 이동근 본부장을 우리자산운용에서 영입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본부장 영입 이후 25일까지 누적 수익률은 4.26%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0.95%)을 크게 앞선다. 이 본부장은 “조선주 중심의 경기민감 대형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내년까지 조선주 비중을 20~30%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