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기계산업 '햇살', 석유화학·조선 '먹구름'
자동차·기계 ‘맑음’, 석유화학·조선 ‘흐림’.

현대경제연구원이 26일 ‘7대 산업 경기의 특징과 2014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다본 주요 산업의 내년도 전망이다. 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이 침체에서 벗어나지만, 조선업 등 일부 산업은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내년 전반적인 산업 경기는 수출제조업 주도로 소폭이나마 회복될 전망이다. 제조업이 다시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올해 3분기 제조업의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였다. 서비스업(1.5%포인트)보다 낮았다. 하지만 내년엔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제조업의 성장 기여도(4%포인트 예상)가 서비스업(3%포인트 예상)을 다시 앞지를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별로는 철강, 자동차, 해운업, 기계 산업 등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조선, 석유화학 산업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특히 신흥국보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빨라짐에 따라 선진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이 호황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다.

기계 산업도 국내외 경기가 회복돼 설비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 및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 늘어나는 선진국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 산업은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회복 강도는 미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은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건설업은 장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는데다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어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확실한 회복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단서를 달았다.

조선업은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저가수주 여파로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기초소재 산업에서는 ‘차이나 리스크’를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석유화학 및 철강 제품의 국산화율을 높임에 따라 중국 수요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 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공급과잉 리스크가 불거질 것”이라며 “중국 소재와 차별화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근까지 호황이었던 정보기술(IT) 산업 경기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IT시장 규모 확대로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겠지만 스마트폰, 메모리반도체 등 주력 수출 제품의 성장세는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서비스 산업의 경우 공공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정부가 경기 활성화와 사회복지 수요 확대를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올 10월까지 민간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2% 내외에 그쳤지만, 공공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4%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