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소득탈루 139조…지하경제의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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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신고하지 않는 비율 57%…의사·변호사 32%보다 높아
LG경제연구원 보고서
2012년 지하경제 314조…자영업자 탈세 38조 넘어
카드 소득공제 축소 철회…자영업자 중심 양성화 필요
LG경제연구원 보고서
2012년 지하경제 314조…자영업자 탈세 38조 넘어
카드 소득공제 축소 철회…자영업자 중심 양성화 필요
한국이 한 해 걷을 수 있는 세금 중 실제로 걷는 세금은 48%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자영업 부문의 지하경제 규모가 전체 지하경제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자영업자들의 탈세 규모만 한 해 38조2000억원에 달해 이에 대한 양성화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저소득 국가만도 못한 징수율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증세보다 지하경제 과세 강화가 먼저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이 징수 가능한 최대 세수의 48%만 실제 세금으로 걷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는 징수 가능 최대 세수의 70% 정도를 걷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가(69%)나 저소득 국가(63%)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조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지하경제 비중이 높은 데다 자영업자의 탈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하경제 국제비교 연구를 오랫동안 해온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오스트리아 린츠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기준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2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1%에 불과한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11.0%), 영국(12.0%), 호주(13.4%) 등을 훌쩍 넘어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18.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유난히 지하경제 비중이 높은 이유는 자영업 부문의 탈세가 많기 때문. 슈나이더 교수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지하경제의 44.3%가 자영업 부문의 소득 탈루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8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며 OECD 평균(22.2%)의 2배에 달한다.
○양성화, 자영업에 집중해야
LG경제연구원은 슈나이더 교수의 2010년 한국 지하경제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2년 기준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가 314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자영업에 의한 지하경제 규모가 139조20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탈세 규모만 작년에 38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국세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등 현금 수입 업종의 소득탈루율(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비율)은 2005~2012년 8년 동안 평균 57.0%를 기록했다. 1억원을 벌면 4300만원만 벌었다고 신고했다는 뜻이다. 이는 흔히 소득탈루율이 높을 것이라 짐작하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의 탈루율(32.6%)보다 월등히 높다.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가 이렇게 심각한데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는 것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저해할 것이라는 게 조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그는 “1999년 도입 이후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지하경제 비중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는데 최근 공제율이 줄어들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의 지하경제 대책은 특성에 맞게 자영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는 △세금 관련 규제를 줄이는 등 자발적 납세를 유도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를 재검토하고 △주요 탈세자를 장기적으로 관리감독하며 △영세 자영업자도 자료에 근거해 소득신고를 하게끔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저소득 국가만도 못한 징수율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증세보다 지하경제 과세 강화가 먼저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이 징수 가능한 최대 세수의 48%만 실제 세금으로 걷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는 징수 가능 최대 세수의 70% 정도를 걷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가(69%)나 저소득 국가(63%)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조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지하경제 비중이 높은 데다 자영업자의 탈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하경제 국제비교 연구를 오랫동안 해온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오스트리아 린츠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기준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2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1%에 불과한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11.0%), 영국(12.0%), 호주(13.4%) 등을 훌쩍 넘어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18.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유난히 지하경제 비중이 높은 이유는 자영업 부문의 탈세가 많기 때문. 슈나이더 교수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지하경제의 44.3%가 자영업 부문의 소득 탈루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8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며 OECD 평균(22.2%)의 2배에 달한다.
○양성화, 자영업에 집중해야
LG경제연구원은 슈나이더 교수의 2010년 한국 지하경제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2년 기준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가 314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자영업에 의한 지하경제 규모가 139조20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탈세 규모만 작년에 38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국세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등 현금 수입 업종의 소득탈루율(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비율)은 2005~2012년 8년 동안 평균 57.0%를 기록했다. 1억원을 벌면 4300만원만 벌었다고 신고했다는 뜻이다. 이는 흔히 소득탈루율이 높을 것이라 짐작하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의 탈루율(32.6%)보다 월등히 높다.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가 이렇게 심각한데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는 것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저해할 것이라는 게 조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그는 “1999년 도입 이후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지하경제 비중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는데 최근 공제율이 줄어들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의 지하경제 대책은 특성에 맞게 자영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는 △세금 관련 규제를 줄이는 등 자발적 납세를 유도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를 재검토하고 △주요 탈세자를 장기적으로 관리감독하며 △영세 자영업자도 자료에 근거해 소득신고를 하게끔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