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도 성과 여부가 인사평가에서 최우선이 될 것 입니다.”

LG그룹 지주사인 (주)LG의 조준호 사장은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27일부터 시작되는 LG그룹의 인사 기준이 구본무 회장이 가장 중시하는 ‘시장 선도 성과’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조 사장은 “그동안 LG는 기술과 상품 기획에서 시장을 선도해왔지만 다른 부분에선 다소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LG 부사장 중 누가 시장선도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LG전자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28일 (주)LG·LG화학·LG이노텍, 29일 LG생활건강LG상사 등이 차례로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한다.

작년엔 ‘고졸 신화’를 쓴 조성진 LG전자 사장을 포함해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 LG 사장들을 기준으로 보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데 보통 6년 이상이 걸렸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권희원 사장과 조성진 사장이 각각 6년 만에 사장이 됐고, 에어컨을 담당하는 노환용 사장은 7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자동차 부품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VC사업본부의 이우종 사장은 부사장 9년차에 사장으로 영전했다. 이 때문에 LG전자 사업본부장 중 유일한 부사장인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의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휴대폰 담당인 박 부사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올해로 8년째다.

LG에 이어 다음 주 중 사장단 인사를 하는 삼성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3.4년이 걸렸다. 사장에서 부회장에 오르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8.4년이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