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차장 대상자 2015년부터 절반만 승진할 듯
LG전자가 2015년부터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할 대상자 중 절반을 심사에서 떨어뜨리기로 했다. LS그룹은 신입사원에서 부장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2년 늘린다. 2016년부터 법정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인건비를 줄이고 인사 적체를 해소하려는 취지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차장 승진 심사 방식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꾼다고 26일 밝혔다. 내년까지는 승진에 필요한 요건만 갖추면 모두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시키지만 2015년부터는 심사 대상자 중 40~50%만 차장으로 승진시키기로 했다. 이미 상대 평가를 하고 있는 부장 승진 심사의 통과 비율은 현행대로 30~40% 선을 유지한다.

LG전자는 또 내년부터 신입사원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기간을 2년 더 늘린다. 올해까지는 사원부터 대리-과장-차장을 거쳐 부장에 이르는 승진 연한이 각각 4년씩(총 16년)이었지만 내년부터는 4년, 4년, 5년, 5년(총 18년)으로 바꾼다.

기존에 비해 차장과 부장이 되는 데 1년씩 더 걸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 총 18년을 근무해야 부장직에 오를 수 있다. 직급별 승진 연한이 3년, 3년, 4년, 4년이었던 2009년 이전에 비해선 사원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4년 더 길어진다. 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다른 전자 부문 계열사는 LG전자에 앞서 부장까지의 승진 연한을 입사 후 18년으로 늘렸다.

2003년 LG그룹에서 분가한 LS그룹도 승진 연한을 LG전자와 같게 만든다.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을 시작으로 계열사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승진 연한을 LG 방식으로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지난 5월부터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근무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이로써 사원-대리-과장-차장을 거쳐 부장이 되는 연한이 ‘4-4-5-3년’에서 ‘4-4-5-5년’으로 바뀌었다. 지주사인 (주)LS와 다른 LS 계열사들도 이르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직급별 승진 연한을 LS전선 방식으로 조정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LS 관계자는 “계열사 상황에 따라 승진 연한을 LS전선과 같은 형태로 바꾸는 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범 LG 계열사들이 직원들의 승진을 늦추는 것은 3년 후면 정년 60세가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고용상 연령 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 개정안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 2016년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60세 정년이 우선 시행되고 2017년부터 전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LG와 LS는 직급 승진을 늦추면 인건비 부담이 줄고 임원 승진 대상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원에서 부장까지 이르는 직급별 승진 연한을 ‘4-4-5-5년’으로 맞췄지만 다른 기업들의 승진 연한은 이보다 짧다. SK이노베이션은 사원에서 부장이 되는 데 필요한 최소 기간이 14년이며 포스코와 GS칼텍스는 각각 16년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