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가 샘솟듯 흘러나왔던 모차르트의 재능을 감안하더라도 은은한 화음 위에 얹힌 1악장 첫 주제는 그야말로 인간의 솜씨를 벗어난 듯싶다. 그저 슬픈 느낌의 단조가 아니라 늘 듣던 음악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세상에서 들리는 초월적인 울림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이 곡을 당시 모차르트의 곤궁한 생활과 연결지을 근거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힘겨운 삶과 무관하게 이 세상을 위로한 모차르트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은 진지한 청취자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리라.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