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회사 PSA 푸조·시트로앵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경영난에도 거액의 특별 퇴직금을 받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PSA 푸조·시트로앵 그룹 노조 노동총연맹(CGT)은 내년 1월 교체되는 필립 바랭 회장이 특별 퇴직금 명목으로 2100만 유로(303억 원)를 받는다고 밝혔다고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가 27일 전했다. CGT는 회사 문서를 확인한 결과 회사가 바랭 회장에게 이 돈을 모두 지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GT 노조 관계자는 “특별 퇴직금 액수가 충격적이다” 면서 “바랭 회장은 돈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SA 푸조·시트로앵이 최근 경쟁업체인 르노의 제2인자였던 카를로스 타바레스를 새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바랭 현 회장은 내년 퇴임한다.

바랭 회장은 노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바랭 회장은 “2100만 유로는 회사가 매년 내게 30만 유로(약 4억3300만 원)의 연금을 주려고 적립해 둔 금액일 뿐” 이라면서 “지금이나 나중에라도 2100만 유로를 받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금액이 부적절하다” 면서 “푸조는 퇴직연금에 대한 세부사항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랭 회장은 2009년 6월부터 올해 말까지 4년 반 동안 PSA 푸조·시트로앵 그룹을 이끌었다. 그의 재임 기간 회사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유럽 자동차 시장 의존도가 높은 푸조 그룹은 지난해 유럽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 등으로 50억 유로(7조13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푸조 그룹은 경영난에서 벗어나고자 1만 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다. 또 내년 말 프랑스의 올내이 수보아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생산성 향상을 위해 뮐루즈 공장 생산 라인 절반을 폐쇄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푸조 그룹은 자금난을 타개하고자 중국 합작 회사인 둥펑 자동차의 증자 참여도 타진하고 있다. 일간지 르몽드는 푸조 그룹이 40억 유로 증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둥펑과 프랑스 정부가 각각 30% 지분을 갖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