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위례신도시에서 아파트단지를 공동 개발할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무리수’ 논란이 일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공급하는 단지마다 청약열풍이 계속되면서 주택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주택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성남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위례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우선 제공한 공동주택지 A2-8블록(3482억원·1137가구) 우선 매수권을 갖고 있다. 성남시는 시의회의 반대로 자체 개발사업이 불가능하게 되자 산하 공기업인 ‘성남시 도시개발공사’를 통해 이달 초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공모가 워낙 단기간에 서둘러 진행된 데다 공모절차에도 문제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 1일 매각 공고를 낸 데 이어 12, 13일에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1주일 후인 20일에는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성남시는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 한 곳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이 업체가 토지매매계약 체결 기한을 넘겼으나, 이달 말까지 계약 체결기간을 연장해줬다.

위례신도시 개발용지 확보에 관심 있는 업체들은 성남시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업체 한 관계자는 “공모지침서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하는 일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우선협상 대상자는 자동 해지된다고 돼 있다”며 “그런데 성남시는 이 규정을 어기고 우선협상 대상 자격을 연장해 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성남시도시개발공사는 “LH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토지 계약일이 당초 20일로 확정돼 공모 기간이 짧아졌다”며 “도시개발공사가 지난 9월 설립되고 인력을 보충한 뒤 추진한 첫 사업이어서 공모일정이 전반적으로 촉박하긴 했지만 재공모를 생각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