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위키드' '고스트' 맞대결…누가 더 셀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원작과 같은 라이선스 공연…연말 관객잡기 경쟁
'위키드'는 전통 무대기법·'고스트'는 첨단영상 눈길
'위키드'는 전통 무대기법·'고스트'는 첨단영상 눈길
‘연말 뮤지컬 대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편이 최근 나란히 개막됐다.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위키드’와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고스트’다.
두 공연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둘 다 음악과 대본은 물론 세트와 의상, 안무, 조명 등을 원작과 똑같이 올리는 ‘레플리카(replica)’ 방식의 라이선스 공연이다. 각색과 재창작의 여지가 조금도 없다. 두 공연 모두 외국 원저작권사의 제작팀들이 내한해 무대를 만들었다.
한국인 배우가 번역된 한국어 대사와 가사로 연기하고, 한국인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것을 빼고는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와 다를 게 없다. 라이선스 제작에 뛰어난 역량을 지닌 국내 뮤지컬계 맞수인 설앤컴퍼니(위키드)와 신시(고스트)가 각각 200억원 안팎의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만들고, 뮤지컬전용극장에서 폐막 시기를 정하지 않은 ‘오픈런’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점도 닮았다.
‘위키드’는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명작 동화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뒤집은 작품이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연간 기준)를 지키고 있는 흥행작이다.‘고스트’는 패트릭 스웨이즈, 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 ‘사랑과 영혼’을 뮤지컬화했다. 201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고,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4개월간 공연됐다.
두 공연에서 환상을 창조하는 무대 메커니즘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40억원을 투입했다는 ‘위키드’의 의상과 45억원을 들였다는 ‘고스트’의 LED조명 무대세트가 ‘돈값’을 한다.세계 뮤지컬계를 양분하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제작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위키드’는 전통적인 무대 전환 기법을 사용해 화려하고 거대한 블록버스터의 위용을 보여준다.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디바’들인 옥주현(엘파바)과 정선아(글린다)가 불꽃튀는 연기 대결을 펼친다.조연들과 앙상블 배우들의 기량도 흠잡을 데 없다. 화려한 무대 세트와 뛰어난 퍼포먼스가 조화를 이룬다.
‘고스트’는 첨단 영상 기술과 회전 무대를 결합해 속도감있고 입체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다만 번쩍이는 영상의 활용이 너무 잦아 시각적인 피로감을 주고, 배우들의 퍼포먼스가 묻힌다. 예를 들어 군무 장면에서 배우들의 몸짓보다는 배우들을 따라하는 배경 영상에 눈길이 간다. 배우 중에는 심령술사 오다메 역의 최정원이 단연 돋보인다. 관록에서 비롯되는 농익은 코믹 연기로 객석을 쥐락펴락하지만 극의 흐름을 깨뜨리는 느낌도 준다.
음향에선 두 공연 모두 아쉽다. 기본 베이스의 음량부터 좀 크다. 코러스들이 노래를 크게 부를 때는 여지없이 ‘울리는 기계음’이 난다. 공연이 시작되고 10분쯤 흐르면 영화 더빙 같은 기계음에 적응이 되지만, 스피커가 웅웅거릴 정도로 음량이 커질 때마다 청각적으로 불편해진다. 코러스들의 음정이 자주 흔들린 ‘고스트’에서 더 그랬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두 공연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둘 다 음악과 대본은 물론 세트와 의상, 안무, 조명 등을 원작과 똑같이 올리는 ‘레플리카(replica)’ 방식의 라이선스 공연이다. 각색과 재창작의 여지가 조금도 없다. 두 공연 모두 외국 원저작권사의 제작팀들이 내한해 무대를 만들었다.
한국인 배우가 번역된 한국어 대사와 가사로 연기하고, 한국인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것을 빼고는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와 다를 게 없다. 라이선스 제작에 뛰어난 역량을 지닌 국내 뮤지컬계 맞수인 설앤컴퍼니(위키드)와 신시(고스트)가 각각 200억원 안팎의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만들고, 뮤지컬전용극장에서 폐막 시기를 정하지 않은 ‘오픈런’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점도 닮았다.
‘위키드’는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명작 동화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뒤집은 작품이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연간 기준)를 지키고 있는 흥행작이다.‘고스트’는 패트릭 스웨이즈, 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 ‘사랑과 영혼’을 뮤지컬화했다. 201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고,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4개월간 공연됐다.
두 공연에서 환상을 창조하는 무대 메커니즘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40억원을 투입했다는 ‘위키드’의 의상과 45억원을 들였다는 ‘고스트’의 LED조명 무대세트가 ‘돈값’을 한다.세계 뮤지컬계를 양분하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제작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위키드’는 전통적인 무대 전환 기법을 사용해 화려하고 거대한 블록버스터의 위용을 보여준다.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디바’들인 옥주현(엘파바)과 정선아(글린다)가 불꽃튀는 연기 대결을 펼친다.조연들과 앙상블 배우들의 기량도 흠잡을 데 없다. 화려한 무대 세트와 뛰어난 퍼포먼스가 조화를 이룬다.
‘고스트’는 첨단 영상 기술과 회전 무대를 결합해 속도감있고 입체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다만 번쩍이는 영상의 활용이 너무 잦아 시각적인 피로감을 주고, 배우들의 퍼포먼스가 묻힌다. 예를 들어 군무 장면에서 배우들의 몸짓보다는 배우들을 따라하는 배경 영상에 눈길이 간다. 배우 중에는 심령술사 오다메 역의 최정원이 단연 돋보인다. 관록에서 비롯되는 농익은 코믹 연기로 객석을 쥐락펴락하지만 극의 흐름을 깨뜨리는 느낌도 준다.
음향에선 두 공연 모두 아쉽다. 기본 베이스의 음량부터 좀 크다. 코러스들이 노래를 크게 부를 때는 여지없이 ‘울리는 기계음’이 난다. 공연이 시작되고 10분쯤 흐르면 영화 더빙 같은 기계음에 적응이 되지만, 스피커가 웅웅거릴 정도로 음량이 커질 때마다 청각적으로 불편해진다. 코러스들의 음정이 자주 흔들린 ‘고스트’에서 더 그랬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